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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21호 뉴미디어] 끌리면 가자! "모바일 액세스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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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8. 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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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21호 / 2005년 5월 25일 

 

 

끌리면 가자! "모바일 액세스 센터"

 

 

조 동 원 (미디액트 정책연구실장)

  

 

미디어/정보통신/문화운동의 만남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올해 들어 “뉴미디어 시대,” “방통융합”에 대응하는 시민사회 영역에서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서울과 각 지역에서 여러 연대체들이 꾸려지고 있는데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미디어정책포럼 등과 함께 미디어진보를위한모임(가칭)이 지난 3월 꾸려졌다. 미디어진보를위한모임(가칭)은 “정보통신 운동과 문화운동, 미디어운동이 방통융합에 맞서 긴밀하게 네트워크하고 운동 의제를 선정, 운동 전략을 제시”하자는 문제의식 하에 모였고, 그 첫 번째 사업으로 디지털 뉴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진보적 콘텐츠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시킬 수 있을지, 이를 위해 어떻게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을 어떻게 결집할 지에 대한 통합워크숍이 기획 진행되었다. 곧 정보통신운동, 미디어운동, 그리고 문화운동이 각 운동의 의제들과 성과들을 공유하고, 공동 활동 구조를 모색하는 통합 워크숍이었고, 지난 4-5월 동안 진행되었다(자세한 평가는 미디어진보를위한모임의 제안단체인 문화연대의 김형진 활동가의 글 참조).


 

우리의 컨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4차례에 걸쳐 진행된 통합 워크숍에서 전체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각 운동 영역 간에 어떻게 네트워크할 것인지에 대해 먼저 총론을 토론하고, 문화운동, 정보통신운동, 미디어운동의 최근 현안들과 활동에 대해 각각의 발제를 통해 서로의 문제의식과 공동 행동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리고 마지막 워크숍, 애초에 기획된 “뉴미디어 시대, 정보통신/미디어/문화 운동의 실천과제(전략) 도출 및 운동 주체 형성을 위”한 발제나 종합 토론은 아쉽게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워낙에 코앞에 닥친 현안들과 끌어안아야 할 상업들도 만만치 않아서도 그렇지만, 새로운 환경 변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도 힘든데 뭔가 “새로운” 운동을 전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정책이나 법제, 기업들의 이전투구에 대응하고 정책적으로 개입하는 여러 시민사회 연대체들과 다르게 미디어진보를위한모임(가칭)이 초점을 맞춘 것은 진보적인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구축하면서 문화적 다양성을 위한 컨텐츠, 소수자 컨텐츠, 독립제작 컨텐츠, 참여제작 컨텐츠 등 진보적 컨텐츠를 어떻게 생산하고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였다. 이에 대해서만큼은 조금의 진척이라도 필요했고, 마지막 워크숍을 위해 급하게나마 준비된 하나의 발제는 이러한 고민의 단초를 던져주는 것이었다.


“퍼블릭모바일액세스”


인터넷개발업체에서 근무하며 이동통신사로 제공하는 모바일 컨텐츠 인터페이스를 개발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미디액트 웹담당 최훈진 활동가가 “퍼블릭 모바일 엑세스”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이 내용은 대부분 현재 이용되고 있는 휴대폰 동영상 서비스(VOD)에 대한 기술적 프로세스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발제문 개요에는 다음과 같은 외침과 함께 이를 위한 한 장의 그림이 있었다. 단적으로 2004년 문자 메시지 서비스로만 연 4000억의 수익을 얻고 있는 이동통신사, 그리고 관련 정부 부처를 향한 듯 “이제 휴대폰을 통한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기술과 재원을 사회에 환원할 때가 왔다!”

 

 

물론 이 한 장의 사업 모델 슬라이드로는 뭘 하자는 건지 명확하지 않다. 애초에 최훈진 활동가와 필자가 함께 이 발제문을 구상하면서 고민했던 것은 이렇다. 진보적 컨텐츠들이 현재의 뉴미디어 환경에서 공유되고 유통될 수 있기 위한 사업 모델을 개발해 보자, 그리고 그것을 현재에도 가능한 형태이자 향후의 변화에도 응용 가능한 모델로 만들어보자 하였다. 그래서 우선 휴대폰 동영상 VOD 서비스에 주목하게 된 것이었다.


 

모바일 컨버전스와 (거의) 누구나 가지고 있는 휴대폰!


휴대폰이 보편화된 것도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 핸드폰은 엄청난 진화를 거듭해왔다. 돌아다니면서 선 없이(wireless) 전화 통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한데, 아주 자연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시계(와 달력) 기능이 기본으로 부착되어 알람 기능이 내장된 것, 그리고 자판 사용이 특정 계층에게는 제한적이지만 문자송수신서비스도 우리의 일상적인 휴대폰 사용의 중요한 형태들이다. 그에 더해 디지털카메라, MP3, 동영상카메라 등의 기기와 기능이 부착되면서 모바일의 복합화가 진행되어왔다. 물론 이러한 고급 기능을 구현하는 휴대폰 단말기를 사는 것은 여전히 돈을 넉넉히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기의 통합으로 진행되어온 모바일 복합화에 더해 각종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기기와 서비스들이 융합되는 모바일 컨버전스가 급속도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카메라, 게임, VOD, 인터넷 접속, 멀티미디어 기능이 부가되어 상용화된 데 이어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를 중심으로 수많은 채널을 가진 방송 수신이 가능해지고, Wibro(wireless broadband, 휴대인터넷)를 중심으로 보다 빠른 속도로 접속이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도 융합되고 있다. 이러한 융합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현재까지는 고가의 전용 휴대폰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들고 다니는 전화기 기능만 가지고 있던 휴대폰도 처음에는 고가인 적이 있었으니 일정하게 소비시장이 확대되고 (변수가 많지만) 사업자간 경쟁이 이루어지면 이 역시 향후 2-3년 안에 저가로 보급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모바일 컨버전스, 낮은 가격과 양질의 서비스, 그 이상 요구할 것은 없을까?


현재의 휴대폰 동영상 VOD 서비스의 경우 비싼 요금이라는 가장 큰 장벽을 넘을 수 있다면 여러 가지로 구상해볼 지점들이 많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진보적 컨텐츠를 포함한 공익적이고 공공적인 컨텐츠에 대한 무료 이용을 정책적으로 강제할 수 있을 것이다. 방송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동통신사들도 기지국이라는 인프라와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것이니만큼 퍼블릭 액세스 구조를 활성화시키고 법제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적 서비스 구조를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정책을 제시해야 할 일이다. 혹은 이동통신사나 뉴미디어 사업자들이 공공적 마케팅 차원에서 일정한 채널과 서버 공간을 개방할 가능성도 아예 없지 않다. 그리고 모바일 형태의 진보적 컨텐츠들의 제작과 유통이 활성화되기 위한 공공 자금의 지원까지 요구해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로부터의 지원이라든가 활성화 정책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동통신사나 뉴미디어 사업자들에 이를 의무 이행하도록 강제하고자 하면, 그렇지 않아도 탈규제 정책을 한목소리로 매일같이 국회와 언론 플레이를 통해 시위하고 상황이라 큰 반발이 예상된다. 뉴미디어는 아직 시장도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 소비자를 볼모로 거의 투기나 다름없는 상황에 있다보니 그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논쟁의 구도 속에서 우리에게 유리한 지점도 없지 않다. 그 중 한 가지는 DMB를 포함한 디지털 뉴미디어가 방송의 개념으로 포함되어있다는 점이다. 물론, 예전에 인터넷 방송국을 “방송”국으로 부를 것이냐의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방송의 범주에 포함되게 되면 심의 등의 규제를 똑같이 적용받게 되는 문제가 있지만, 진보적 컨텐츠의 채널 확보에 대한 공적 지원 및 의무이행 정책을 마련하는데 있어서는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공익성을 실현하고 시청자의 참여와 복지를 보장해야 하는 방송 정책의 기본 원리는 추상적인 문구로 우리조차 사문화시켜버릴 것이 아니라,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해 적극 전유하고 구체화시켜야 하는 전략적 지점이 아닐 수 없다.

다른 한편, 이미 독립영화 쪽이나 인터넷 진보언론 쪽으로 휴대폰 동영상 서비스하는 Fimm이나 June, 그리고 DMB에 모바일 컨텐츠를 제공하는 업체(CP)들에서 심심치 않게 연락들이 온다고 한다. 컨텐츠가 부족하긴 엄청 부족한 모양이다. 이것이 또 하나의 유리한 지점이다. 문제는 하나의 CP나 컨텐츠제작자로 머물 것인가 아니면 이동하는 시대에 공공적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만들고 갈 것인가이다.


 

모바일 미디어, 우리의 무기는 될 수 없는가?


그렇다고 할 때, 정책과 법제에 대한 대응과 개입이 큰 벽이기는 하지만, 아이디어들이 모아지게 되면, 휴대폰 혹은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기는 진보적 컨텐츠가 제작되고 유통될 수 있는 중요한 터미널이 될 수 있다. 사실 기존의 휴대폰 VOD 서비스는 성공한 비즈니스가 아니다. 접속 속도가 느리고, 이용료가 비싸다는 문제가 큰 걸림돌이었다. 또한 컨버전스 되는 경우에도 모바일 미디어가 갖는 이동성 때문에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이 개인화되고 파편화될 수 있는 수용 환경의 폐해가 예상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특히 휴대폰 중심의 기능 및 서비스 복합(디카 + 비디오캠 + 녹화녹음기능 + 전송기능)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위성과 지상파를 통한 방송과 광대역 인터넷으로 결합되면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운동의 차원에 대해서도 엄청난 잠재력을 내장하고 있다.

우선 인터넷과 비교해 보자. 인터넷 접속을 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야 하는데 장애인, 중장년층부터 노인층, 그리고 저소득층과 소수자계층에게는 그 조작과 이용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반면, 휴대폰은 컴퓨터의 조작보다 훨씬 쉽고, 비사무직 노동자들을 포함해 여러 계급/계층 간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대하고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적극 고려한다면, 모바일 컨버전스를 통해 부각되는 이동성과 개인화 등의 특징을 우리의 관점에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즉, 반대로 보면 이것이 공공적 미디어 생산수단의 컨버전스일 수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잠재적 생산 주체가 된다는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1990년대 중반 이후 디지털 비디오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 독립제작자와 비디오저널리스트(VJ)에서부터 진보적 인터넷 방송국의 영상 활동가까지 진보적 미디어 제작 주체의 양적이고 질적인 확대를 가져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휴대폰은 이제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운동 진영에 있어서 제작-유통-수용이 융합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사실, 어떤 것이든 이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여 활용할 것이고, 이를 위해 어떻게 역량을 조직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며 핵심적인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좀 더 섬세하고 현실적인 접근과 분석을 통한 전략 도출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우리에게, 노동자 민중에게 휴대폰은 무엇인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해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동현장과 일상생활에서의 이용 형태와 문화에 대한 다양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투쟁의 현장에 국한해 볼 때 몇 가지 모티브들은 이미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를 들어, 휴대폰 문자서비스는 집회와 시위를 조직하는데 중요한 전술적 미디어가 되고 있다. 그 전형적인 예를 2004년 부시가 공천을 받는 공화당 전당대회장 밖의 대규모 반부시 집회에서 볼 수 있다. 이 문자서비스를 활용해 미디어 활동가들은 자동정보라인(automatic information line) - 행동지침, 경고, 뉴스, 중요한 발표 및 독립미디어센터(IMC)로부터 나오는 속보를 하루 24시간 접할 수 있는 시스템 - 까지 구축하여 실험하였다(자세한 내용은 ACT 편집위원회, “부시 안돼! 최첨단 독립미디어의 총집결 -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의 독립 미디어 활동,” <act!>14호, 2004년 9월 참조). 또한 베네수엘라의 반동 쿠데타를 3일 천하로 막 내리게 한 민중들의 결집을 이끌어냈던 때에도 휴대폰은 훌륭한 대중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다. 가장 빠른 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간 미디어운동의 새로운 전선을 형성해 가고 있는 인터넷과 그 커뮤니케이션 도구들(메일링 리스트, BBS, 웹진, 블로그)과 함께, 전세계의 반전 시위들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휴대폰(문자서비스)은 일상의 대안 미디어에 대한 경험은 풍부하다.</act!>


 

모바일 액세스에 대한 구상


그랬을 때, “모바일액세스” 사업 모델은 모바일 컨버전스에 대응하는 진보적 컨텐츠 제작 유통 구조에 대한 개입과 확장으로서 현재의 휴대폰 VOD 서비스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그 구상을 시작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정부의 제작 지원 및 규제 정책을 강제하여 이동통신서비스에서 진보적 컨텐츠의 이용을 무료화 할 수 있다고 해보자. 휴대폰 동영상 VOD 서비스의 접속 속도가 큰 문제가 아니라면, 무료 VOD 서비스 메뉴 속에서 인터넷 진보언론의 속보 뉴스와 현장 동영상을 비롯해 독립영화제와 인권영화제와 노동영화제가 있을 때 그 예고편과 관련 정보를 수많은 사람들의 주머니 속 휴대폰으로 전송한다거나 지속적인 온라인 무료 상영 서비스를 할 수도 있다.

또한, 필자도 가지고 있는 휴대폰으로 가끔 미아찾기를 위한 [공익채널] 관련 문자가 온다. 이 문자를 통해 관련 서비스로 연결이 되게 되는데, 이용자들이 찾아들어가는 것만이 아니라 이렇게 문자 서비스와 연동해 진보적 컨텐츠의 무료 VOD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더욱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전파를 이용한 무선통신(RF)은 라디오가 그렇듯이, 수신기에 이미 송신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휴대폰 역시 예외가 아니다. 문자서비스는 문자만으로 국한되지 않고, 휴대폰으로 직접 촬영하고 (향후 휴대폰 자체에서 간단한 편집도 가능하여) 모바일액세스센터로 전송하거나 곧바로 통신서비스사의 서버로 업로드하게 되면 멀티미디어 휴대폰 블로그(모바일 블로그 혹은 모블로그)도 가능할 것이다.


 

모바일 액세스 센터에 대한 구상


이러한 진보적 컨텐츠의 모바일 접근과 유통(컨텐츠제공), 그리고 아카이브의 기능과 역할을 하는 허브로서 “모바일액세스센터”(PmoACP; public mobile access center/contents provider)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지역 미디어센터를 건립하는 것만큼 큰 사업은 아닐 것이다. 이미 인터넷 환경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독립적이고 진보적인 네트워크들이 존재하고 있고, 이미 있거나 세워질 지역 미디어센터들에서도 이러한 역할을 함께 가져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진보네트워크센터와 노동네트워크, 인터넷 진보언론들과 각 지역의 다양한 정보통신운동 단체들이 적극 추진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동네트워크가 노동자 모바일액세스센터로 기능하는 것은 어떨까. 전국의 노동자 영상패나 노동영상 전문제작 활동가들을 비롯한 노동문예운동 진영으로부터 비디오, 오디오, 텍스트 형태의 컨텐츠를 수집하고 지원하고 편성하고 서비스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이용자들은 무료 서비스를 받고 모바일액세스센터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거나 아니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이통사로부터 컨텐츠 제공료를 받아 운영될 수 있다.

초기 서비스에서는 끌리면 올 수 있게 대중들의 흥미와 관심에 부합하는 컨텐츠를 만들고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모바일 미디어의 특성에 맞게 진보적이며 차별적인 컨텐츠를 구성해낸다면 기존의 상업적인 컨텐츠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본다. 앞서 언급한 대중들의 모바일 미디어 문화에 대한 분석에 대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겠다. 일단 대중적인 호응이 있게 된다면, 모바일액세스센터 등을 위해 법을 바꾸고 기업들의 대규모 로비를 뚫고 정책 대안을 들이밀어 지원을 따내는 일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고, 아예 모바일 미디어의 컨텐츠 생산 및 유통 구조 전체를 변화시켜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 우리 운동의 컨버전스 혹은 결집이 다시 필요한 일이다.


 

‘VJ’와 ‘1인 미디어’를 위시해 디지털 비디오에 대한 기술 낙관론적 접근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으니, 더더욱 개인화되는 모바일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환경 변화에 맞게 사회변화를 위한 우리 운동의 전략/정책을 모색하는 일은 물론 조심스럽다. 그러니 바로 한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실험들이 필요하고, 파일럿 프로젝트가 기획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주지하다시피, 언제나 주체의 문제다. 정책/전략을 마련하고 제도영역에 개입하는 주체, 진보적 컨텐츠를 생산하는 주체, 이에 참여하거나 참여를 조직하는 주체, 이를 네트워크하며 수집하고 아카이브하면서 배급 유통하는 주체 등, 선정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끌리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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