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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39호 읽을거리] 미션 커뮤니케이션을 소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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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8. 1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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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39호 / 2007년 3월 7일

 

 

미션 커뮤니케이션을 소개하며

ACT 편집위원회

베네수엘라의 변혁 과정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심은 높아만 가는 듯하다. 심지어 주류 신문마저도 베네수엘라에 대한 특집 시리즈를 연재하니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자유주의 체제에 정면으로 맞서며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실험이 성공으로 판명되는 순간, 이것만이 대안이다 혹은 대안이 없다고 우기던 주류의 담론은 그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 관심에도 초점의 차이는 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주류 미디어의 관심은 오직 차베스 일색이며, 초록은 동색이라 그런지 같은 주류 미디어들인 베네수엘라의 민영방송이나 CNN을 주요한 소스로 삼아서 차베스가 독재를 통해서 민중을 '동원'하고 있다고 표현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한다. 하지만 이것은 거짓일 뿐만 아니라 접근방식부터가 틀렸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차베스가 아니며, 아래로부터의 민중의 열망에 기초한 조직화와 상호 교육 및 커뮤니케이션의 확장을 통해서 진행되는 새로운 변혁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아래로부터의 운동은 지난 수 년 동안 정부의 공적 자원 투자 및 캠페인과 결합되면서 사회 체제를 급격하게 혹은 서서히 변화시켜왔다. 흥미로운 사실 중 한 가지는 그러한 정부의 자원 배치 프로그램들이 베네수엘라에서 흔히 “미션 ○○○” 라는 이름의 전국적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군사 작전 혹은 비밀 임무를 연상시키는 이런 이름을 지닌 일련의 사업들로는 무상 교육을 전 민중에게 제공하는 미션 로빈슨, 무상 의료를 제공하는 미션 바리오 아덴트로 등 사회의 각 분야에 걸쳐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떠올리게 된다. 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미션은 없을까, “미션 커뮤니케이션”은 왜 없을까,
베네수엘라의 변혁 과정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그리고 지금도 부딪치고 있는 심각한 장애물들을 생각해보면 이런 질문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 어떤 의미 있는 사회변혁 과정도 그러하듯 베네수엘라의 혁명 과정 역시 기득권층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쳐야했다. 2002년의 쿠데타 과정을 묘사한 다큐멘터리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가 적나라하게 보여주듯, 베네수엘라의 미디어 특히 방송은 철저하게 대자본들에 의해 장악되어있는 상황에서 혁명 과정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쿠데타를 선동하고 축하하기까지 했다. 물론, 그러한 주류 미디어에 맞서는 대안적 미디어, 공동체 미디어 역시 꾸준한 발전을 계속해왔고, 쿠데타를 물리친 민중의 자발적인 봉기를 가능했던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그러한 아래로부터의 민중의 자율적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형성이었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영역이 혁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심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미션 커뮤니케이션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은 변하고 있다. 여러 해 전부터 베네수엘라의 미디어 활동가들은 미션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을 제기했었고, 드디어 작년 봄부터 그 구체화를 위한 전국적 논의를 조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읽을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이루어진 논의의 일차적인 결과로 나온 문서 초안이다.
현재 이 문서는 계속 수정되고 있으며 그 수정의 과정 역시 민중의 참여와 소통을 통한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2006년 12월 베네수엘라의 수도 까라까스에서 3일간 열린 <사회주의로 가는 커뮤니케이션 "Comunicacion Hacia el Socialismo"> 국제회의 등을 통해서 남미 전역을 아우르는 미디어 활동가들의 참여를 기초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전국 각지의 풀뿌리 지역 공동체에서 공개적이고 참여적이며 주체적인 토론을 통해서 수정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을 아직 미완의 문서이지만, 미디어 /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활동가들의 관점과 전략의 프레임을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참고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ACT!>는 곧 발표될 최종문서를 포함해서 베네수엘라의 미디어 운동 상황을 계속해서 소개할 예정이다. 그럼으로써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민중이 대규모로 참여하여” “인간의 모든 발명품을 이용하여 인간의 관심사를 밝히는” “다방향적, 실질적, 상호작용적” (이상 본문에서) 커뮤니케이션의 혁신 과정과 관련된, 양국 미디어 운동의 교류와 논쟁과 상호 교육 및 지원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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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커뮤니케이션 : 민중 커뮤니케이션 권력 구축을 위하여
 
번역 : 김성현 1)
 
새로운 사회의 구상베네수엘라 민중은 건국의 아버지들의 해방주의 , 자유주의 정신을 본받아 수세기 동안 나라를 좌우했던 지배층의 배척을 극복하고 드디어 국민 다수의 희망과 염원을 담은 혁명과정을 이뤄나가게 되었다.
평등, 공평, 단결, 그리고 공동의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회 개념이 형성되고 있다. 공동체의 참여와 역할을 장려하고 자연과 조화로운 관계 안에서 인간을 공공관리의 주역으로 삼으며, 공동체를 볼리바르 베네수엘라 공화국 헌법이 추구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의 초석으로 둔다.
새로운 사회의 모델은 21세기 사회주의를 위한 전환의 첫 문으로서 신자유주의에 입각하여 지난 수 십 년간 베네수엘라 사회를 지배한 자본주의의 사회 모델과는 대립적인 양상을 보인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과도한 이윤창출을 통해 사회의 모든 조직 안에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를 심어왔으며 볼리바르 정부가 여러 미션들을 통해 강력히 추진하는 사회정책에도 불구하고 현존하는 사회의 많은 소외계층을 배출하였다.
현 볼리바르 정부의 정책은 국가 자주성 확립, 베네수엘라의 잠재 생산력 추진, 국가발전을 위한 에너지자원의 국영화, 민중의 경제 , 사회 , 인간 개발, 지역 균형, 다양성과 다문화의 싱크리티즘을 기반으로 한 정체성 확립 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주변 국가들을 자신의 영향권 안에 두고 이 대륙의 민중들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미국의 제국주의는 당연히 볼리바르 정부의 정책을 통해 드러나는 변화의 정신을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공화주의의 안착과정에서 상당한 진척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현 헌법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 민중의 의식 또한 사영 방송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를 겪었다.

적은 승복하지 않았다

우고 차베스를 선두로 우리나라에 일어나고 있는 혁명의 변화과정은 내외부 적의 반발에 맞서야했다. 이들은 쿠데타, 기관무시, 경제보이콧, 석유산업파업, 무장용병도입, 구아림바(Guarimbas) 2), 테러, 불안과 분란을 야기하기 위한 언론플레이, 외교압력 등과 같은 파렴치한 방법을 동원하였다. 심지어 비극적인 결과를 무시하고 국가원수를 제거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반대세력은 인류의 현대사 가운데 가장 심했다고 할 만한 통신 , 미디어 조종을 통해 정부를 약화 시키고 전복시키려 했다.
이와 같은 사악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대세력은 대립이 있었던 정치 , 사회 영역에서 줄곧 패배를 당했다. 선거부문에서는 최근 9차례 연속으로 패하였고 나라의 가장 큰 재원이자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맡고 있는 PDVSA(베네수엘라석유회사) 3)의 통솔권을 잃었다. 쿠데타에 연루된 군의 수뇌부는 숙청되었고 시민-군부의 단합은 강화되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나라는 놀라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수년간 이러한 성장세는 인플레 감소와 고용증대와 함께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 교육, 거주, 사회복지, 직업교육, 원주민복지 등을 포함하는 사회부문에서 우리나라는 빈곤과의 싸움에서 성과를 거두며 이에 해당되는 여러 미션들과 사회정책들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정치부문에서는 반대세력의 약화가 점차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12월 대선을 위한 마땅한 후보조차 확보할 수 없을 정도이며 이러한 상태는 자연스럽게 선거불참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공기관들은 흡족할 수준으로 안정되었고 상당한 정당성을 누리고 있다. 민중의 정치의식은 날마다 높아지고 있어 혁명의 시대가 필요로 하는 동원에 응할 준비가 되어있다. 국제관계에 있어서 베네수엘라는 그 어느 때보다 우호적이며 협조적이고 통합적인 관계를 세계 다수의 국가들과 유지하고 있다. 나라의 위상은 국제회의에도 반영되고 있다. 위 내용을 요컨대, 볼리바르 혁명이 진행된 지난 7년 동안 거둔 상당한 성과를 우리는 현실 속에서 누리고 있다.
비록 우리의 현재에 대한 분석이 위와 같이 만족스러운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사회의 변화와 국가의 발전을 기원하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허황된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
내외부의 적들, 즉 미국의 제국주의와 수하인들은 결코 볼리바르 정부와 베네수엘라 민중을 쓰러뜨리려는 목적을 포기하지 않고 위협은 계속될 것이다. 이들은 베네수엘라의 사례가 세계의 억압된 민중들에게 주고 있는 희망을 끝까지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워싱턴의 지령이기 때문이다. 우리 대륙의 도미니카 공화국, 칠레, 그레나다, 파나마, 니카라과, 아이티 같은 사례만 봐도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가까운 과거에 변화를 시도하였던 이 국가들의 역사를 통해 제국주의가 우리 베네수엘라의 사례를 전략적 차원에서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과거의 제국주의는 에너지산업의 다국적 자본과 결탁한, 지략과 도덕성이 부재하고 잔인하기만 한 조지 W. 부시와 같은 지도세력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볼리바르 혁명의 내부 반대세력들이 비록 그 힘을 잃었다 하여도 아직 승복한 것은 아니다. 나라 밖에서는 광범한 영역에서 그 힘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다. 또한 나라 안에서는 아직 미디어 장악권의 건재를 자랑하며 편향적인, 무자비한, 사악한, 거짓 조작된, 국가체제의 내분을 유도하는 메시지로써 쉬지 않고 우리 국민들에게 사상적 폭격을 가하고 있다. 그들은 지금은 방어태세를 취하고 있지만 자본주의 사상의 가치관을 재생시키려 하고 있다.

문화적 헤게모니

권력에서 밀려나고 있는 볼리바르 운동의 반대세력은 아직 우리 사회의 문화 , 사상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계급주의 연합의 정치적 표현이다. 정치적 권력은 잃었을지 몰라도 문화 , 사상적 헤게모니는 유지하고 있다. 혁명의 변화과정에서 그들의 사상은 점차 밀려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전통, 종교, 상식 혹은 “일상적 이데올로기”를 배경으로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 이 문화적 헤게모니는 수십 년, 아니 수백 년의 지배를 통해 국민의 가치관, 사상, 그리고 습관에 스며든 세계관이자 인생관인 것이다.
변화의 과도기는 문화적 헤게모니를 위한 싸움이 계속되는 동안 지속될 것이다. 사회변화의 반대세력이 정치부문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문화 , 사상 부문에서는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가치관과 사상을 바탕으로 아직 건재하다. 그들의 대변인들은 공공기관과 민간영역에서 확고한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세력들이 퇴보하고 있다 하여도 재건의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패하였으나 아직 역사적으로 유지해 온 기운은 남아있다. 방대한 미디어(TV, 라디오, 신문 및 디지털매체)들을 장악하고 있는 한 현재 진행 중인 새로운 나라 건설계획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커뮤니케이션 투쟁

따라서 문화 , 이념적 대립관계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부문에 있어서 변화과정의 적들은 미디어 통제권을 온전히 확보하고 있다. 여러 통신사들과 다국적 미디어그룹의 지원 아래 미디어 생산의 최소 70%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정보생산의 대부분을 좌우한다. 이 대립관계에서 제국주의는 장악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을 총동원하여 베네수엘라에 투입하고 있다. 진부하고 우둔한 정보의 과다공급, 진실은폐, 선정 보도, 맥락이 무시된 왜곡보도, 사회의 부정적 사건 과장보도 등은 물론이며 심지어는 서블리미널 광고 4)까지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영 TV 방송국뿐만 아니라 사영 라디오 방송국 및 기지, 지역 및 전국 신문사, 디지털 통신업체 등의 대부분이 그들 손에 있다. 달리 말해 미디어산업제국과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체제의 선봉이 그들 손 안에 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미디어 기업들은 이전에 정당들이 정치무대에서 벌리던 수구(守舊)를 위한 싸움을 대신하고 있다. 사주(社主), 임원기자, 평론가, 분석가 등 모두 신자유주의의 전도사로서 권력탈환을 꿈꾸는 지배층의 복고적(復古的) 사업을 위해 매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쉬지 않고 정보를 퍼부음으로써 잠재의식구조에서 지배사상의 재생을 꾀하고 있다. 그들의 목적은 물론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시민의식을 돕거나 새 공화국을 위한 공화국민 형성이 아니라, 그들이 대표하는 정치사상과 광고주들의 상품을 위한 소비자들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현대사회에 존재하는 다른 이념기구들과 흐름을 같이 한다. 특히 지도층이 구(舊)지배체계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종교계나 교육기관(특히 사립 가톨릭 학교)들은 이념적인 면에서만이 아니라 대립관계의 전략가이자 주역으로서 정치적 싸움의 지휘에 나섰다.
그들은 시민으로서 당연히 정치 , 사상적 의견을 갖고 그 입장을 변호할 권리가 있다. 다행히 민주주의 볼리바르 베네수엘라에서는 그들에게 어떤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비판받아야 마땅한 것은 민간영역에 있으면서 공적 의무를 갖고 있는 미디어 기업들이 정보의 중재자라는 임무를 버리고 반대세력에 합류한 것이다. 더불어 거짓을 위하여 미디어를 사용하고 정보와 현실을 왜곡하여 특정 정치사상에 해당되는 가상현실을 절대 진실인 것처럼 내세워 그들만의 편향된 진실을 국가단체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방패로

국가가 공정하고 올바른 정보로써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려 하면 그들은 ‘지극히 거룩한’ 표현의 자유를 방패삼아 숨는다. 표현의 자유를 기업의 자유로 의도적으로 혼돈하여 사영 미디어들은 표현의 자유가 마치 미디어 소유주의 전유물인 것처럼 행동한다.
미디어 기업들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표현의 권리를 강탈하였다. 인간사회에 사유 재산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에 인류는 그 근원부터 역사적 상황을 따라 소통하고 대화한 사실을 그들은 부정하는 듯하다.
우리 모두는 사회변화와 사회 환경발전의 주체로서 정보를 받고 정보를 제공하며 의견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민중의 역사적 투쟁을 통해 획득한 것이며, 민주주의 사회의 필수적인 권리 중 하나이다. 현재 모든 이들이 참여하고 주인공이 되는 볼리바르 민주주의를 건설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이러한 권리는 헌법의 보장을 받으며, 국가단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미디어 분야의 기업인들은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이러한 권리를 민중으로부터 빼앗으려하며, 최근 깊어져만 가는 사회의 양극화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다.

커뮤니케이션의 민주화

미디어 기업의 이와 같은 행동은 베네수엘라 민중에게 새로운 도전을 의미하는데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민주화다. 즉 모두가 미디어 콘텐츠의 제작, 보급 및 소비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는 것이다. 대중은 콘텐츠의 단순한 소비자가 되어서는 안 되며 비판의식 없이 모든 콘텐츠를 수용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그 반대로 참여민주주의를 보장하는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헌법(CRBV)에 의거하여 진행 중인 사회 , 정치계획의 한 맥락으로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행위가 요구되고 있다.
“관(管)의 은유”와 같이 한 지점에서 발생하여 일종의 튜브를 통해 반대편으로 전송되는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이제 뻔뻔스러울 정도로 무의미하다. 능동적인 정보원과 피동적인 수용자로 설정되어 있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존개념은 아직 우리사회에서 지배적이지만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새로운 베네수엘라의 방향과는 맞지 않다. 5)
커뮤니케이션을 비판의식을 갖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다양한 개개인 사이에 일어나는 인간관계의 한 부분이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진실로 보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적 정의(定義)이다.
이 정의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커뮤니케이션이다. 이 정의야말로 대안 및 공동체 미디어 운동(MAC)의 원동력이다. 널리 알려진 표어처럼 “민중과 함께, 민중을 위하여, 민중을 통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만드는 것이다. 대안 커뮤니케이션은 베네수엘라 라디오TV방송협회와 베네수엘라언론협회에 집결된 미디어 기업 측의 메시지에 대한 평행력이 되어야 한다. 미디어 기업은 베네수엘라 정부를 방해하고 결속, 평등, 그리고 공동사회책임을 기반으로 떳떳한 자주 국가를 꿈꾸는 베네수엘라 민중의 희망을 빼앗기 위한 제국주의 공세와 국내 수하인들의 선봉대이다.

미션 커뮤니케이션

현재 베네수엘라에 나타나는 이와 같은 이념적 전투에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사회를 위해 “미션 커뮤니케이션”이 투입된다. 미션 커뮤니케이션은 기존의 모든 도식(圖式)을 깨고 온 국민이 참여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을 통해 베네수엘라 민중의 공동체의식 , 비판의식 , 혁명의식 형성을 지향한다.
미션 커뮤니케이션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정부의 통신기구와 전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라디오, 인쇄, 대안전자미디어, 그리고 공동체미디어운동 간의 전략적 동맹관계가 필요하다. 이 전략적 동맹은 조국수호, 제국주의 폭로, 정부정책에 협조, 베네수엘라 볼리바르헌법에 제정된 신 국가건설에 참여, 민중의 비판의식 장려, 다양한 사회운동 수용 및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구조에 지역공동체의 참여 등을 목표로 삼는다. 이를 위해서 사회와 정부, 민중과 볼리바르 정부는 각고의 노력을 쏟아야할 것이다.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기구와 정책

베네수엘라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기구는 통신정보부(Ministerio de Comunicacion e Informacion) 산하에 기본적으로 베네수엘라 TV(Venezolana de Television, VTN), 베네수엘라 국영라디오(Radio Nacional de Venezuela, RNV), 
세계라디오네트워크(Cadena Radial Mundial), 국영출판사(Imprenta Nacional), 볼리바르 통신사(Agencia Bolivariana de Noticias)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 제국주의 지배를 위한 대규모 TV네트워크에 맞서 쿠바와 여러 남미국가의 지원 아래 설립된 뗄레수르(Telesur)를 추가할 수 있다. 뗄레수르는 문화 , 사상적 헤게모니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투쟁 안에서 볼리바르 계획 수호와 ‘우리아메리카(Nuestramerica)'의 통합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정부의 통신 기구가 보강되어 방송범위가 확장되었고, 장비들이 교체되었으며 출력과 콘텐츠가 증가하는 등 ‘작은 정부’를 표방하던 제4공화국의 유물로서 미약하고 패배주의에 가득 차 신자유주의의 국가와 사회로의 진출만을 돕던 볼리바르 정부의 초기(1999-2000) 상황에 비해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었다.
그러나 정부의 커뮤니케이션체계의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위해서는 아직 불충분한 측면들이 남아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정부의 복잡하고 다양한 통신체계는 한 방향으로 통합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정부활동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홍보하는 데 차질이 있을 수 있다.
이 분야를 맡은 관리들의 이념적 신념과 상황에 따른 정치적 판단력은 그동안 지적되어 왔으나 이러한 점이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에 대해서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일시적이고 제한된 대안 공동체 미디어 지원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며 볼리바르정부의 통신정책의 모순을 잘 나타낸다.
이러한 약점들과 문제점들은 미션 커뮤니케이션이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풀어야할 필수과제들이다.

대안 공동체 미디어, 볼리바르 혁명과정, 그리고 미션 커뮤니케이션

지난 세기 후반 수십 년 동안 여러 나라들 가운데 특히 (볼리바르와 마르띠 6)의) ‘우리아메리카’에서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새로운 통신수단이 발달되었다. 미디어 기능과 목적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평등하며 상호적이고 참여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반면에 기존의 사영 커뮤니케이션 부문은 자본집중 성향을 보이며 경제와 부(富)의 집중화와 독점화의 상징인 “문화의 대중화”를 산출하였다. 이어서 정보와 기업 간의 취약한 균형은 깨졌고 정보는 돈을 가진 자들의 결정권 아래 놓이게 되었다.
사회와 커뮤니케이션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윤창출과 기득권보호에 대항한 대안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대안은 사상적, 정치적, 미학적, 윤리적, 종교적, 사회적 등등의 차원에서 커뮤니케이션 및 문화산업의 독점화 추세만이 아니라 국가의 커뮤니케이션 기구와 상반되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이 대안은 커뮤니케이션과 정보를 인류 모든 사회의 공유물로 간주하였고, 정보의 입수 , 제작 , 보급 과정이 민주화되어야만 가능한, 온전한 인간발전을 위한 마땅한 권리로 이해하였다.
물론 새로운 대안은 베네수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영 기업들의 주도 아래 베네수엘라 커뮤니케이션 사업이 국가원수의 의사(意思)를 좌우할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며 착취구조의 버팀목이었을 때 대안 커뮤니케이션은 극소수에 생각이었을 뿐이다. 지배사상을 대변하던 기존 커뮤니케이션체계 옆에는 행정홍보에만 머물던 외소하고 나약한 정부의 커뮤니케이션구조만이 존재했다.
이러한 가운데 라디오와 인쇄매체, 그리고 부분적으로 TV를 중심으로 대안 커뮤니케이션이 머리 들기 시작하였다. 올가 드락닉(Olga Dragnic) 교수가 지적하였듯이 대안 커뮤니케이션은:
“매스커뮤니케이션과 상반되며 단순한 전달의 의미를 넘어 새로운 사회관계 형성을 최종목표로 삼는다. 한편으로는 국제미디어 권력집단과 달리 평등성을 갖추며 다른 한편으로는 수용자의 적극적인 정보제작과정에 참여와 미디어의 공동 관리를 통해 각 사회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민주화 하는 것을 의미한다.” 7)
우고 차베스의 대선승리와 볼리바르혁명의 개시와 함께 21세기를 맞이한 베네수엘라는 옛 체계의 붕괴와 새로운 사회질서 형성이라는 이중 변화과정을 겪게 된다. 혁명의 격동이 온 사회로 퍼지는 가운데 커뮤니케이션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변화하는 베네수엘라에 일종의 ‘권력부여(empowerment)’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대중이 권력이라는 무대에 점진적으로 참여하여 민중이 권력의 주인이 되고 권력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는 대안 공동체 미디어들이 정치 , 사회 , 문화 운동가들을 필두로 사회의 하류 계층부터 빠르게 증가하였다. 민중은 정보통신매체에 참여하기 시작하였고 사영 미디어 기업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이들에게 사회적 통제를 가하자는 요구의 목소리가 커져갔다. 
이러한 민중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권력 형성과정에서 대안 공동체 미디어의 상징성은 매우 크다. 정치 , 사회 , 문화 분야의 활동가들과 지역주민단체들이 민중의 아픔과 소망, 기대와 목적을 표출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도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들은 사영미디어기업들이 베네수엘라 라디오/TV협회와 베네수엘라 언론협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들의 이해와 목적을 위해 정보를 이용하여 만들어 놓은 수십 년 된 ‘미디어 포위망’을 뚫고자 한다.
대안 공동체 미디어는 미디어기업이 계급주의적 목적을 가지고 정보를 조작 , 남용하는 현실에 대한 투쟁이다. 베네수엘라 사회의 미래와 조국의 국운이 걸린 혁명적 변화과정에서 위기에 몰린 지배구조를 구출하고자 사영 미디어들이 지원군으로 나선 이때에 대안공동체 미디어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따라서 특정 미디어의 대안적 성향이란 사영 미디어와는 상반되는 정치 , 이념적 콘텐츠로 구분된다. 사영 미디어들은 삶, 정치, 윤리, 종교, 경제, 문화, 역사, 예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그들이 대변하는 세력의 가치관만을 강요해왔다. 계급주의의 진실, 지배의 진실, 이데올로기적 진실.. 이런 것들이 바로 그들의 진실이요 이 진실을 통해 정보를 다루는 것이다. 우리 대안 공동체 미디어들은 긴 시간동안 억압받고 희생당한 민중-국가의 진실만을 어루만지고 전해야 한다. 진실이라는 개념은 번번이 강조되는 언론의 중립성과 마찬가지로 상대적인 개념이며, 기자나 보도자가 정보를 다루거나 편집자가 우선순위를 두어 선별하는 것과 같이 개인의 주관성이 반영되는 개념이다. 대안 공동체 미디어의 특성과 현재 이념 간의 대립관계를 고려한다면 형식과 영상미를 천시하지 않는다 해도 방식보다는 내용, 영상미보다는 메시지가 우선시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념적 투쟁이 미학(美學)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양극화된 현재 사회에서 중립적이거나 모호한 입장의 미디어는 있을 수 없다. 대안 공동체 미디어들은 베네수엘라에 진행 중인 혁명과정을 절대적으로 옹호할 것을 표명하며 권력층이나 정부 관리의 반민중적, 반혁명적, 혹은 부정부패 행위를 가려내 고발할 것이다. 대안 공동체 미디어는 사회를 감독하기 위한, 비판의식 형성을 위한 장(場)이 되어야한다.
베네수엘라의 대안 공동체 미디어는 전례 없는 발전을 이뤄왔다. 2002년 4월 11-13일에 일어났던 제국주의 쿠데타 시도나 제4공화국 체계의 복원을 위한 모든 시도(파업, 선거불참운동 등)에 맞서 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였다. 그동안 대안 공동체 미디어는 볼리바르 혁명과정 수호, 베네수엘라볼리바르 공화국헌법에 표명되었고 이 헌법이 추구하는 사회 및 법적 권리, 국가상에도 드러나는 새로운 국가건설계획 동참, 불변한 미국 제국주의 고발정신, 자주국가와 ‘우리아메리카’ 통합 수호 등과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왔다.
수 백 여개에 이르는 월간, 반월간, 주간 또는 일간 인쇄매체, 수백 개의 방송국과 까띠아 TV와 같은 지역 공동체방송국, 그리고 aporrea.org와 같은 몇 전자매체들은 방대한 규모의 사회운동을 의미한다. 
이들은 혁명과정에 동참하는 수많은 국민(편집장, 기자, 칼럼니스트, 평론가, 사진기자, 음향담당자, 작가, 전산기술자, 어수, 운송업자, 짐꾼, 신문가판대 주인 등등)들의 지원에 힘입어 커뮤니케이션의 이념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중대한 임무를 감당하고 있다. 현재의 대립구조에서 헤게모니를 위한 이념적 투쟁이 클로즈업되고 있다. 여러 대안 공동체 미디어들은 이미 국토 곳곳에 퍼져있으며 이들에게 맡겨진 커뮤니케이션 선봉대의 역할을 쉬지 않고 실천하고 있다.

대안 공동체 미디어들은 사회운동으로서 아직 온전한 정치 , 조직적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는 복잡하여 여러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인 과정이지만 전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공동체 , 자유 , 대안 미디어 전국연합 (Asociacion Nacional de Medios Comunitarios, Libres y Alternativos, ANMCLA)가 공동체 라디오 및 TV를 주축으로 결성되었다. 인쇄매체 부문에서는 베네수엘라 대안언론협회(Bloque Venesolano de Prensa Alternativa, BVPA)와 볼리바르 공동체 , 대안언론협회(Bloque Bolivariano de Prensa Comunitaria y Alternativa)가 여러 주(州)의 인쇄매체의 참여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동원력을 인정받은 많은 미디어네트워크가 존재하기도 한다.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대안 공동체 미디어 전체가 화합할 시기가 머지않아 도래하리라 예상된다. 그동안 대안 공동체 미디어는 전국, 지방, 주(州), 시(市), 공동체, 단체 등 각각 속해있는 사회 지리적 영역 안에서 맡은 임무를 수행해 왔으며, 볼리바르 혁명의 성공을 위한 역사적인 역할을 도맡아 사회 전선에 나가 있는 많은 이들을 위해 노력과 수고를 다하고 있다.
노골적인 거짓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정보 접근에 대해 균형을 잃은 사영 미디어의 신용이 흔들리고 있는 이때에, 혁명적 볼리바르 베네수엘라의 대안 공동체 미디어들은 정보수용을 위한 사회적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늘날 대안 공동체 미디어는 기존 사영 미디어를 대체한다는 취지를 갖고 점차 취재, 출력, 독자 등과 같은 범위를 확장해 나감으로써 미디어계에서 그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곧 새로운 조건 아래 ‘대안’이라는 이름표를 버리고 주요 미디어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 목적을 중기적으로 현실화시키려면 체계적이고 확고한 볼리바르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대안 공동체 미디어의 성장, 국가의 통신 기구 보강, “라디오 및 TV 사회책임법”의 발효, 뗄레수르 출범 등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볼리바르 혁명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부문은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 볼리바르 혁명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미디어 권력이 아직 건재하기 때문이다. 신용이 떨어졌다 해도 그들은 매일 끊임없이 유해한 정보를 공급하고 있다. 특정 사건을 통해 민중에게 불화의 씨앗을 뿌리려하고 정권의 전복이나 약화를 희망하고 있음은 의심할 바 없다.
일반적으로 대안 미디어는 정부나 사영 미디어 기업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이것을 대안 커뮤니케이션의 발전과 유지를 위한 기본조건으로 여긴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대안 공동체 미디어들은 볼리바르 혁명과정을 적극 지지하고 있으며 따라서 국가의 통신기구와 전략적 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양측 간에 존재하는 의견 차이를 뒤로 하고 베네수엘라 민중이 이끌어가고 있는 혁명과정을 지켜내기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대안 공동체 미디어는 사회의 전 구조로 퍼져나가 전국적으로 번성하고 확장되어야 한다. 또한 미션 커뮤니케이션의 출범은 선결과제이다. 민중과 그 선두에 있는 사람들을 조직하여 커뮤니케이션 사회를 건설하는 데 대안 공동체 미디어의 역할은 핵심적이다.
 
사회운동과 커뮤니케이션
현재 베네수엘라 사회현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사회운동의 성장과 발전이다. 베네수엘라 사회운동은 사회투쟁의 직접적인 표출이자 민중 행동의 표현이며, 볼리바르 정부의 지원에 의한 결과물이다. 노동자들, 농민들 8), 청년들, 학생들, 여성들 모두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활기찬 조직을 구성하여 베네수엘라 사회의 내부 깊은 곳에서부터 잉태되고 있는 새로운 국가의 주역들이 되었다. 이 사회계층들은 억압된 제4공화국 시절의 피동성과 무형(無形)을 버리고 사회 , 정치 운동의 핵심적 주체로 부상하였고 성숙해져가는 정치의식으로 무장하여 불굴의 의지로 볼리바르 혁명을 수호하고 있다.볼리바르 정부가 가난을 극복하고 민중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미션들을 도입하면서 우고 차베스 프리아스가 이끌고 지도하는 혁명과정과 민중 사이에 놀라운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수많은 활동가들은 사회운동을 위해 앞장섰고 반대세력들이 추진하였던 쿠데타와 체제전복시도가 있었을 때마다 뛰어난 민중 동원력과 조직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그러나 사회운동 영역의 비약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운동의 내부나 사회와의 소통을 도울 미디어를 소유한 사례가 매우 드물다. 이는 사회운동의 모든 수준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전국노동자연합(Union Nacional de Trabajadores)이나 볼리바르학생운동(Fuerza Bolivariana de Estudiantes), 에세끼엘사모라 농민전선(Frente Campesino Ezequiel Zamora), 도심토지위원회(Comites de Tierras Urbanos), 식수기술위원회(Mesas Tecnicas de Agua), 보건위원회(Comites de Salud) 등 그 어느 단체도 선전 및 소통을 위한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비록 이 단체들이 여러 대안 공동체 미디어들이나 정부의 통신기구와 직접 교류하고 내부 소식지를 이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션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바로 모든 사회운동단체들이 다양한 차원에서 인쇄, 라디오, TV 혹은 디지털 매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런 도구들을 통해 직접 의견을 알리고 사회전체에 이를 전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정치 , 이념적 투쟁의 특성상 구축되어가는 사회 권력이 지속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평의회와 민중 커뮤니케이션의 힘

공동체평의회(Consejos Comunales)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고 발효됨으로써 사회의 기초부터 민중이 조직을 형성할 수 있는 법률적 틀이 마련되었다. 공동체평의회는 민중의 힘의 가장 근본적인 토대가 될 것이다. 공동체평의회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단체, 사회단체, 그리고 시민들이 모여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건설에 대한 지역사회의 필요와 기대를 충족키 위한 기획들과 공공정책들에 직접 관리한다.” 9) 베네수엘라 사회의 혁명적 변화를 위한 볼리바르과정에 여러 고무적인 순간들이 있었지만 공동체평의회 법안은 가장 뜻 깊다고 할 수 있다. 도시 , 농촌 , 원주민 지역단체들은 대폭 확장된 결정권을 누리게 되며, 또한 공동체평의회는 시민교육과 민중의 비판적 혁명의식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교육기관이 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에 관하여 공동체평의회에 “통신 , 정보 미디어위원회”가 구성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의 민주화와 커뮤니케이션 사회 구축을 위한 획기적인 기회가 조성된다. 지역사회 자체가 그 기초부터 커뮤니케이션의 적극적인 구성요소가 된다. 이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실현이자 참된 사회적 소통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극치인 신자유주의로 인해 미디어들이 아무 감독 없이 민영화되고 통신미디어들이 급속히 통합되면서 사영 미디어 회사들은 문화와 정보를 '대중화' 시킨다는 핑계로 '슈퍼마켓화'시켜,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을 민중으로부터 빼앗아갔다. “통신 , 정보 미디어위원회”에 대한 조항을 공동체평의회 내부 기관 중 하나로 법안에 포함시킨 것은 바로 평범한 시민들이, 즉 민중이 커뮤니케이션의 주역이 된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커뮤니케이션은 지금 대변혁 중이다. 민중은 공동체평의회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회복할 기회를 되찾았다. 모두가 함께 구성하는 진실을 고민하고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소수를 위한 진실이 아니라 다수를 위한, 모두를 위한 진실이 될 것이다. 바로 사회주의 사회에서 실현될 진실이다.

“통신 , 정보 미디어위원회”의 주된 의도는 각 주민회의가 소
통할 수 있는 인쇄, 라디오, TV 혹은 디지털 매체를 보유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모든 이들이 정보의 구상, 완성, 제작, 디자인, 홍보 등과 같은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까띠아 TV의 공동체독립영상제작팀 (Equipos Comunitarios de Productores Audiovisuales Independientes)은 참조할 만한 좋은 사례이다. 물론 이 기획에 참여하게 될 수천 혹은 수백만의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필요한 기술은 전수하는 과정에는 막대한 후원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공동체평의회 안에서 미션 커뮤니케이션은 개발과 실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미션 커뮤니케이션과 민중의 커뮤니케이션 전쟁

미션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민중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목적은 다양한 사회 및 정치 세력들을 커뮤니케이션의 사회화 과정에 집결시키는 것이다. 요컨대 민중의 접근이 가능한 민주화된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재구성함으로써 말 그대로 민중 전체가 사회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관계에 동참하고 개입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미션 커뮤니케이션은 깊은 혁명성을 내포하고 있다. 정부 통신기구 편입, 대안 공동체 미디어 사회운동 통합, 모든 사회운동의 커뮤니케이션 표현의 참여 등이 지향하는 목표이다. 또한 제국주의와 수하인들이 미디어 활동을 통해 혁명정부를 전복시키고 제4공화국의 소수지배체제를 복원시키려는 노력을 공동체평의회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기구로써 저지해야한다.
각 골목, 각 동네, 각 주택, 각 주민회의, 각 도시, 각 공동체, 각 초등학교, 각 중고등학교, 각 대학, 각 교육기관, 각 회사, 각 공단, 각 공장, 각 보건기관, 각 문화,스포츠,놀이 공간, 각 일터, 미션들이 진행되는 곳들, 메르깔(Mercal) 지역, 부엘반까라스(Vuelvan Caras) 지역, 바리오아덴뜨로(Barrio Adentro) 지역 등등.. 베네수엘라 국민의 사회생활이 펼쳐지는 모든 곳에서 그들의 경험, 생각 그리고 제안과 공동체, 지역, 시(市), 국가 및 세계의 소식을 담아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가 존재해야 한다. 이 미디어는 활력 넘치고 주도적인 베네수엘라 민중의 어른, 청년, 청소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그들의 지적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모든 정보, 의견, 소식을 말한다. 그것이 일간지가 될 수 있고 혹은 전단지, 대자보, 벽낙서, 간판, 스피커, 메가폰, 라디오 방송국, 라디오/TV 프로그램, 웹페이지, 블로그, 포털 등 인간의 모든 발명품을 이용하여 인간의 관심사를 밝히는 것이다.
이리하여 다방향적인, 실질적인, 상호적인 소통이 가능케 되어 모든 시민들이 의사를 표현하고 소통할 권리를 행사하며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미션 커뮤니케이션은 이 네 가지 요소들을 집결시킨다. 타고난 달변가이자 볼리바르 혁명의 지도자인 우고 차베스 프리아스의 뛰어난 전달능력도 다른 네 요소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다섯 번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적이 이해할 수 없는 특유의 코드를 통해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같은 전략 가운에 한 방향으로 통일된 모든 요소들의 융화는 결국 커뮤니케이션 독점을 무너뜨리고 그동안 베네수엘라 사회에 뿌리내린 사악한 자유주의 이념을 제거할 것이다. 더 나아가 커뮤니케이션의 사회화를 가두고 있는 병이 열리며 강력한 민중 커뮤니케이션의 힘이 결실을 맺을 것이다.
미션 커뮤니케이션은 국가권력과 베네수엘라 사회에서 퇴출된 세력들이 포고한 미디어 전쟁에 전 국민을 참여시킨다. 베네수엘라 사회의 대응은 마땅히 민중 커뮤니케이션 전쟁일 수밖에 없다.□
1)역자 소개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 역사학과 졸업 후 현재 한국에서 한국사를 공부하고 있다.
2)[역자주] 2004년도 쿠데타 때 베네수엘라 극우단체들이 시도했던 시민폭동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우파들이 국가를 무정부상태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 추구하고 있는 전략을 뜻하기도 한다.
3)[역자주] Petroleos de Venezuela Sociedad Anonima, (주)베네수엘라석유회사
4)[역자주] 사람들이 의식할 수 없는 자극을 반복하여 줌으로써 잠재의식하에서 구매 의욕이 생기도록 북돋우기 위한 광고
5)Zivechi, Raul, "Medios de Comunicacion y Movimientos Sociales", en Revista Question, Nº 19, Caracas, enero 2004.
6)[역자주] 두 인물 모두 중남미 지역의 독립전쟁을 이끈 영웅들이다.
7)Dragnic, Olga, Diccionario de la Comunicacion, Ed. Panapo, Caracas, 2006, pag. 55.
8)[역자주] 원문은 명사에 성(性)을 부여하는 스페인어의 특성에 따라 이들을 포괄적으로 호명하지 않고 남(-es, -os),여(-as)를 개별적으로 호명함으로써 남녀 간의 평등한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9) Ley de los Consejos Comunales, Asamblea Nacional. Gaceta Oficial Nº 5806, Extraordinario, abril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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