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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42호 읽을거리] 미디어운동의 미래? 우린 어떤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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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8. 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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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42호 / 2007년 6월 6일

 

 

미디어운동의 미래? 

우린 어떤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을까? 

ACT! 편집위원회
 
이번 ACT!에서 소개하는 [읽을거리]는 2004년 NAMAC(National Alliance for Media Arts and Culture, *주1)에서 발간한 <딥포커스 : 독립미디어의 미래에 관한 보고서 Deep Focus: A Report on the Future of Independent Media> 중 일부인 “독립미디어의 미래에 관한 시나리오의 개발”(*주2)이다.
이 보고서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독립미디어 진영에 필요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내다보고, 필요한 전망을 제시하기 위한 시도이다. "미디어환경의 변화를 미디어 생태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독립 미디어를 위한 미래의 시나리오를 발전시키고자" 기획된 이 보고서는 "새로운 사회적 시장을 창출하고, 미디어를 통한 공동체의 향유를 재검토하며, 성공의 기준을 다시 확정하고, 재정 지원의 흐름을 새롭게 구축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이동성(mobility)과 접속성(connectivity)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미래에도 독립미디어에 관심을 가질 것인가?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어떻게 창조력을 발휘하고, 독립 미디어 진영을 더 잘 지원할 것인가? 게임에서 핸드폰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들은 어떻게 발전되고, 이것은 또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독립미디어의 환경을 강화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기회들을 어디에서 발견할 것인가? 미래의 독립미디어를 규정할 문화적, 사회적, 기술적 실천들은 무엇인가? 독립미디어 활동가들은 주어진 경제적 현실 속에서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것인가?(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를 둘러싼 엄청나게 빠른 변화들, 상황들 속에서 독립 미디어 진영은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전략들을 세워나갈 것인가?
미디어운동을 하는 우리에게도 난감하고 막막한 이 질문들에 도전하는 한 방법으로 이 글에서 제안하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의 요소들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짜보는 것, 이름하여 ‘시나리오 플래닝’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사람들이 '현 시점에서 질적으로 좀더 좋은 결정을 내리거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수의 가상 미래를 구상해보는 과정'이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해석하고 이 환경에서 미디어운동이 고려해야 할 다양한 이슈들을 선명하게 정리하고 미래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를 그려보면서, "만약"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물론 이 작업을 위해서는 미디어 환경에 대한 조사, 분석과 함께 대담한 상상력! 그리고 무한한 호기심!을 갖춰야 한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장 중요하고 가능성이 있는 불확실성의 요소를 뽑는다. 그 다음 이 불확실성의 요소들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 상상력을 발휘해 시나리오를 짜본다. 이 글에서는 1) 미디어 활용 양상이 오늘날과 유사할 것인가 달라질 것인가? 2) 미국의 사회정치적 문화가 독립미디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 라는 두 가지의 불확실성 요소를 가지고 가능한 4가지 상황을 상정한다. 그리고 이 각각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원인을 찾아보고, 예상되는 결과는 무엇인지, 또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함께 토론해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시나리오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느냐 혹은 그대로 실현되느냐가 아니라, 이를 통해 독립 미디어 활동가나 조직이 변화하는 환경을 읽어내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느냐의 여부라고 이 글은 이야기한다. 즉 어떤 정답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미처 상상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가능성과 이야기들을 풍부히, 마음껏 그려봄으로써 이후에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더 나은 선택과 전략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제시하고 있는 불확실성의 요소들은 우리의 상황과도 그다지 멀지 않다. 독립 미디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나 미디어 기술의 개발과 확산, 독립미디어 제작, 배급 집단의 존속 여부와 같은 요소들은 우리에게도 유효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는 5년 후, 아니 10년 후 미디어운동의 미래를 위해 어떤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을까? 한나라당이 집권한다면? 미디어 영역에 대한 공적 지원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면? 이 글을 읽으면서, 시나리오를 그려보기에 앞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불확실성의 요소들을 떠올려보자. 여기에 미디어 환경에 대한 분석과 대담한 상상력, 그리고 무한한 호기심을 발휘해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어떨까? □

1. 주로 지역미디어센터들을 포함하는 각종 단체의 연대체로, 홈페이지는 www.namac.org. 보고서의 일부를 이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으며, 이 소개글 역시 NAMAC 홈페이지를 참조하였다. 
2. 이 글은 최근 미디액트에서 발간한 <융합시대 영상미디어운동의 전략-활용을 중심으로, 개입을 전제로>(김명준,황규만, 혜리, 2006)에 부록으로 실려 있기도 하다.
 
독립 미디어의 미래에 관한 시나리오의 개발(*주1)
 
앤드류 블로
번역 - 김희정
 
우리의 이성은 수백 가지 다른 세상을 구상하고, 
그들 세계의 원리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 
- 미셸 드 몽테뉴
 
앞에서 개괄한 새로운 생태학에 관한 “가설들”이 10여 년 후의 독립 미디어 영역에서 실현될 여지는 충분하다. 그 가설들은 미디어 환경 내에 있는 모든 요소에 영향을 미칠 일련의 새로운 가능성들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상, 이 새로운 생태학의 각 요소들이 오늘날 독립 미디어 제작자와 단체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른 관행이나 기술을 사용하게 될 깜짝 놀랄 만한 미래를 도출해낼 수도 있음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만약, 독립 영상물이 관객을 만나게 되는 경로가 변화한다면.
전략 컨설턴트 다니엘 에라스무스(Daniel Erasmus)(*주2)가 지적한 것처럼, 독립 매체들로서는 혁신적인 배급 모델이 더 없이 유리하지만, 이미 기반을 갖춘 상업영화 관계자들로서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데, 어쨌든 그들로서는 손해 볼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배급 시스템이 가능할까? 작가 하워드 라인골드(Howard Rheingold)(*주3)는 협력적 필터링(*주4)과 p2p 디지털 배급 방식을 혼합한 시스템을 구상했는데, 이는 그 어느 때보다 질 좋고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덕션과 포스트 프로덕션 툴을 결합하는 것으로서 현재 시스템에 비해 독립 제작자들이 훨씬 더 유리한 입지를 갖게 될 것이다.
드림웍스 영화팀을 총지휘하는 제작자 월터 팍스(Walter Parkes)(*주5)는 강조한다. 특히나 오늘날처럼, 언론이 추천하는 영화들이 넘쳐나고, 관객들이 영화 촬영장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을 “철저한 홍보”라고 믿는 시대에는 “입소문을 대신할 만한 게 없습니다. 주변에 아는 사람이 ‘이 영화 봤는데 죽이더라’라고 하는 게 최고죠.” 월터 팍스나 인구통계학자 윌리엄 스트로스(William Strauss)(*주6)는 핸드폰, 디지털 테크놀로지, 메신저(instant messaging), 문자 메시지(simple text messaging)를 비롯한 오늘날 젊은이들이 보편적으로 언어 전달 수단으로 사용하는 각종 툴들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그리고 강력하게 잠재적인 관객들을 창출해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만약, 향후에 비디오의 주요 플랫폼이 초소형 스크린이 된다면.
테크놀로지 연구자 샌딥 카시(Sandeep Casi)는 주장한다. “차세대 뉴 미디어는 핸드폰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그는 소프트웨어 엠펙 포(MPEG-4)(*주7)가 이를 더욱 용이하게 해주겠지만, 아직까지 하드웨어는 자리 잡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전혀 다른 미디어를 경험하게 될까? 물론 그렇다. 핸드폰과 위에서 언급한 작업을 공유할 새로운 수단을 결합해보라, 그러면 새로운 형태의 가능성이 보이게 되고, 이는 곧 오늘날의 배급 채널 밖에 있는 수많은 이용자들을 조직하고 그들이 즐기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창조해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독립 미디어의 가장 충성도 높고 빠르게 성장하는 관객층이 미국 밖에 있다면.
우리가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미국 독립영화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두 가지 요소가 반복적으로 제기되었다. 하나는 전 세계적인 인터넷 사용량의 증가이고, 다른 하나는 예상 가능한 미래의 어느 시점까지는 미국이 전 지구적 차원의 패권을 유지할 것이고, 이는 곧 전 세계인이 미국의 경험에 기반한 관점과 생각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다니엘 에라스무스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미국적 사고에 대한 다양한 입장들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오늘날의 상업 시스템에서 도출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생겨날 것으로 본다.
만약, 독립 미디어가 더 이상 비영리 단체나 비상업적인 시장과 연계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인터뷰한 사람들 중 몇몇은 향후 10년 뒤에도 독립 미디어를 구분하는 틀에 상업-비상업의 기준이 적용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심지어 상업적인 영역에서 가장 거리가 먼 영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이러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퍼시픽 뉴스(Pacific News service) 대표이자 뉴 캘리포니아 미디어(New California Media) 창립자인 샌디 클로즈(Sandy Close)는 정부가 승인한 비영리단체에서, 그리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에스닉 미디어(*주8) 그룹에서 수년간 활동해 왔다. 자신의 활동을 반추하면서 그녀는 “비영리 영역에서의 활동도 매우 좋았어요. 하지만 이제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이에요. 좀더 실용적이고 기업적인 영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중입니다.” 클로즈에 따르면, “에스닉 미디어는 풀뿌리 대중들의 공식 입장을 대변합니다. 그들은 다분히 시장 지향적인데, 그건 그들이 결국 소규모 광고나 신문 안내광고, 정기구독 등등을 통해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들이 독자들에게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는지는 생각해볼 문제죠.” 비영리단체나 각종 재단, 그리고 정부의 예술정책 시스템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자적으로 자족하면서 유지해나갈 수 있는 독립 미디어가 등장할 수 있을까?
이상과 같은 “만약(what ifs)”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언뜻 보기에도 각각의 상황이 매우 다른 방식으로 형성될 수 있고 그 때문에 각각이 좀 더 광범위한 맥락에 따라 예상되는 전략적 결과(strategic implication)도 매우 달라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생태는 수많은 가능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근본적인 기초 환경이지만, 그것이 미래의 판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기초 환경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일을 점쳐보는 것이 핵심적인 불확실성들, 즉 사전에 미리 답을 알 수 없는 중대한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다. 시나리오는 연구 중인 사안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가장 가능성이 있는 불확실성의 요소들을 추출하여 기본적인 틀을 잡는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요소들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 하나의 유기적인 방식으로 우리 스스로 사고하게 함으로써, 우리는 어떻게 새로운 생태가 일련의 선택과 옵션의 범주를 구축하는지 볼 수 있다.
이하에서, 우리는 여섯 군데의 클라이언트 단체들과 함께 한 시나리오 작업의 과정과 그 결과물에 대해 개괄하고자 한다(시나리오 개발에 관한 더 많은 정보는 부록을 참조할 것). 하지만, 이 보고서의 독자는 이들 단체에 한정되지 않고 훨씬 다양하다. 그들의 경험을 결과물이 아닌 방향키로 활용해보기 바란다. 우리는 독자 여러분들이 이 결과물을 보고, 이러한 시나리오들이 작동할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을 발견해내고, 여기서 제시한 자료 중의 일부를 활용하여 여러분들만의 시나리오, 즉 독립 미디어 영역 안에서 여러분들이 몸담은 조직이나 지역, 분야의 이슈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스토리를 개발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먼저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세부적인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독자적인 시나리오를 발전시킬 수 있겠다.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개발하는가?
시나리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시나리오 구상은 어떤 옵션을 좀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것이 적용된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떤 하나의 방법론에 따라 만든 이야기를 활용해보는 연습이다. 시나리오 구상이 사람들의 선택을 도와주는 때는 이렇다. 그들이 사용한 다른 전략 툴이 실패했을 경우, 그리고 미래가 과거의 연장이 아니라, 훨씬 도전적이고 불확실한 그 무엇일 경우.
그러한 상황에서는, 지금까지 리더들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경험이나 지혜가 그들과 그들 조직이 직면하게 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현대 시나리오 예측기법의 아버지, 피에르 왁(Pierre Wack)은 이러한 기제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가 자칭 “판단 시나리오들(decision scenarios)"라고 불렀던 방안의 장점에 대해 논의하면서, 피에르 왁은 자신의 에세이 "재인식의 고급 기술(The Gentle Art of Reperceiving)"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관점에 기초하며 살아가던 사람이, 그 관점을 벗어난 사고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슈들을 바라보는 어떤 고정된 프레임을 실천의 기준으로 잡고 있던 사람이, 그 프레임워크 바깥에서 해결책을 찾아낸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세계를 보는 방식’에 대한 대안이 되는 판단 시나리오들은 이러한 외눈박이 시각을 깨부수는 체계적인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그러한 시나리오들을 통해 우리는 또 다른 시각을 깨닫게 되고, 매우 귀중한 현실 재인식 능력을 갖게 된다.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세상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존재한다. 잠재적으로 우리와 관련된 훨씬 더 많은 정보들이 주변에 있음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사물을 보는 방식이 한정되어 있는 까닭에 그런 것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사람들이 현 시점에서 질적으로 좀 더 좋은 결정을 내리거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수의 가상 미래를 구상해보는 과정이다. 최선의 단계는, 사람들이 심사숙고한 가정을 검토해보고 미래가 그들의 예측과 상당히 어긋날 경우 그에 대처할 방안을 강구하도록 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 기법으로 사고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개인이나 조직은 연속적이지 않은 상황에 당황하게 되는데, 그것은 그들이 늘 통제할 수 있는 익숙한 영역, 즉 자기 조직이나 단체 안에서만 사고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 내부로부터 생각을 발전시켜 그들이 이룩하고 싶은 세상을 상상한다. ‘아웃사이드-인’ 방식의 사고는 먼저 당신이 예측한 방식으로든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든 당신의 작업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외적 동력과 환경적 요인, 동인들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단순히 자신이 창조하고 싶은 미래의 세상만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전략들이 도출될 수 있다. 


시나리오를 창조해내는 방법은 무수히 많으며, 그에 따라 수많은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부록에 우리는 여러분 스스로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방법에 관해 좀 더 자세한 정보들을 수록해놓았다. 요컨대, 보통 그 과정은 이러하다. 먼저 결정된 사안이나 검토 중인 이슈를 분명히 한다. 그러고 나서 사회, 경제, 정치, 기술적 요인들을 포함한 추진 동력과 이미 진행 중인 인구학적 패턴 같은 선결 요소들, 그리고 여론이나 경제 상황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을 파악한다. 그 다음에 중요도와 불확실성의 정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대략 3-4개의 시나리오를 신중하게 구상해보면 충분하다. 그 수가 적은 이유는 실상 완벽하게 완성하고 기억할 수 있는 시나리오의 수는 많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각 시나리오가 재현해내는 미래의 모습은, 단순히 최고의 상황에서부터 최악의 상황까지를 늘어놓은 연속선상에 위치하는 어떤 지점이 아니라, 하나의 있음직한 대안적인 미래여야 한다.
일단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참가자들은 각자의 조직 입장에서 예상되는 결과와 주요 현안들을 검토한다. 각 조직의 필요에 따라 이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 이후 어떤 경우에는 그들이 모니터할 “주요 지표”들을 점검한다. 이는 어떤 미래(혹은 미래의 조합)가 실제로 전개되는가를 가리킨다.
좋은 시나리오가 갖춰야 할 관건은 그것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해내느냐, 즉 정말 그대로 “실현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조직이 변화하는 환경을 읽어내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갖게 되느냐에 있다.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이 시나리오 플래닝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나리오는 어떤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선택하는 것을 도와주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전략을 도출해내도록 하는 하나의 도구이다. 그것은, 그렇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와 위험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는 하나의 징검다리이다.
독립 미디어의 미래를 형성할 수 있는 불확실성의 요소들
조사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독립 미디어의 새로운 생태학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가늠해보았지만 또한, 그에 못지않게 독립 미디어의 환경을 둘러싼 일련의 중요한 불확실성의 요소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러한 것들은 독립 미디어 영역의 미래와 그 속에서 작동하는 인자들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독립 미디어 영역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영향을 끼칠 22가지 불확실성의 요소들을 파악했다. 그 중에서, 클라이언트 그룹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 불확실성의 요소 5가지를 선별했다.
- 향후 미국의 사회, 정치적 문화가 독립 미디어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가, 축소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가?
- 1980년 이후 출생자들의 미디어 활용 양상이 현재의 습성과 유사할 것인가, 매우 달라질 것인가?
- 독립 미디어를 제작, 배급하는 주요 집단들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단체들 그대로) 여전히 존속할 것인가, 바뀔 것인가?
- 독립영화에 대한 일차적 지원은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이 될 것인가, 아니면 판매가 될 것인가?
- 완벽한 광대역 세상으로 전환되는 시기는 빨리 찾아올 것인가 느리게 찾아올 것인가?

기본적인 시나리오의 뼈대를 구축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와 같은 불확실성 목록에서 두 가지 요소를 선택한 뒤, 각 요소를 (양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화살표) 축 위에 각각 배치한다. 그리고 화살표의 양쪽 끝에 예상할 수 있는 두 가지 결론을 적은 다음, 두 화살표를 서로 교차시켜 4분면을 만든다. 이렇게 되면 개별적인 불확실성의 요소들이 교차되어 더욱 복잡한 역학을 만들어내게 되고, 4분면의 각 면은 예상 가능한, 그러나 위험요소가 내재한 미래의 한 가지 모습을 그려내게 된다.
GBN 프로젝트팀은 각 클라이언트 그룹들의 반응을 조사하고, 가능한 한 모든 경우를 대입하여 시나리오의 기본 뼈대를 만들어보았다. 지금까지 관찰한 것과 클라이언트와 함께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두 가지 불확실성의 요소를 적용하여 향후 10년 뒤의 세계에 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았다.
1. 미디어 활용 양상이 오늘날과 유사할 것인가, 매우 달라질 것인가? 제작자 차원에서든 사용자 차원에서든, 미디어 활용이 오늘날의 양상에서 진화한 연장선상에 있을 것인가, 아니면 어떤 불연속적인 변화를 겪어 제작과 공유, 체험 패턴과 습성이 모두 오늘날의 형태와 매우 달라질 것인가?
2. 미국의 사회 정치적 문화가 독립 미디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축소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가? 광범위한 의미에서, 독립 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더욱 확장하고 그들의 작품을 지원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독립 미디어 제작자들과 그들의 관심사를 외면할 것인가?

이와 같은 두 가지 불확실성을 적용하여, 다음과 같은 도식을 구축해 볼 수 있다.




일단 이와 같은 도식을 구축한 다음, 가장 먼저 점검해볼 사항은 불확실성의 조합으로 탄생한 4가지 경우의 수가 모두 실현 가능한 미래인가 하는 점이다. 예를 들어, 독립 미디어에 대한 지원은 감소되고, 미디어 활용 양상은 오늘날과 유사한 미래, 그리고 독립 미디어에 대한 지원은 확대된 반면, 미디어 활용 양상이 오늘날과 완전히 달라진 미래 등. 4분면의 각 면을 차지하고 있는 조건이 독립 미디어 제작자나 단체들이 처할 수 있는 미래인가를 확인한다. 다음으로 각 면이 제시하는 미래가 서로서로 충분한 차별점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그리고 세 번째로 독립 미디어 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지를 검토한다.

이어서 도식에 묘사된 이런 4가지 미래가 도출된 근원적인 원인을 찾기 위한 브레인스토밍 작업을 한다. 이를 위해 각 그룹은 소그룹으로 나누어 그러한 미래가 도출될 수밖에 없는 개연성을 부여해주고, 그리하여 각각의 세계가 현재 어떠한 모습이며 왜 그러한지, 그리고 그에 따른 예상되는 결과는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우리는 개별 시나리오가 각기 다른 일련의 동인과 논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사고를 자극하기에 충분히 독특한 면을 지니고 있다고 확신했다. 우리는 각각의 경우 모두 경제, 정치 그리고 미디어 시스템에 관해 광범위하게 검토했다. 또한 우리는 정치적 사건이나 인구통계, 그리고 사회 변동의 문제와 같은 맥락에 대한 요소를 검토했으며, 각각의 환경에서 미디어 산업이 발전하게 될 양상에 관해서도 고려했다.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시나리오 자체는 아니지만, 그것이 전략적인 대화를 이끌어내는 자극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덧붙여 우리가 시나리오에 관해 이미 배운 한 가지는 시나리오를 개발해낸 사람들은 그 시나리오에 엄청난 애정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게 그들의 시나리오는 아무런 자극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좀 더 넓은 차원의 전략적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6개의 클라이언트 그룹들이 4분면에서 제시하는 각각의 미래를 위해 만든 시나리오의 밑그림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이 도식을 보고 다른 가능성도 충분히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한두 가지 이야기에 집중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틀 거리를 활용하여 여러분 스스로 시나리오를 만들어보라는 것이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볼 수 있겠는가?

예상 시나리오 : ...한 세상을 상상해보자.
<조건 1>
미국의 사회 정치적 문화 조건: 독립 미디어에 대한 지원 축소
미디어 활용 양상: 오늘날과 유사




#1 사회, 정치, 경제적으로 비난과 공포, 불신이 만연한 세계. 미디어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점차 새로운 것보다는 안전한 것을 지향하고, 미디어 시스템 전반을 소수의 글로벌 복합기업이 지배한다. 현실 순응주의자들은 페이 퍼 뷰(프로그램마다 시청료를 지불하는 방식)를 기꺼이 감수한다.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엄 세대로 이루어진 풀뿌리 게릴라 네트워크는 상업 시스템 밖에서 작품을 돌려 보기 위해 p2p 파일 공유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미국의 파워에 대항하는 세력들이 성장하기 때문에 인디 세력(*주9)들은 미국 밖에서 시장과 새로운 수요를 찾게 된다. 특히 유럽이 새로운 안식처로 부상한다.
#2 경제가 허우적대는 통에 인디 세력들은 빈약한 지원금에 의존하게 되지만 장비의 비용 하락 덕택에 나이가 들어가는 관객들을 타겟으로 명맥은 유지하게 된다. 독립영화는 점차 대형 멀티플렉스 내의 몇몇 상영관에서 소수 마니아들을 위해 상영되거나 일부 대학 캠퍼스의 상영 시설에서 볼 수 있게 되는데, 관객층은 학생들이 아닌 주로 교수들이다. 2000년 초반부터 주요 단체들은 기회의 감소로 심각하게 약화된다. 많은 수가 합병되거나 해체되고, 한때 엄청난 열기를 띠었던 인디우드(*주10) 회사들은 점차 모기업으로 흡수된다.
#3 테러리즘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미국 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심각한 것보다는 재미있는 것을 더 원한다. 주류 영역에 속하지 않는 작품을 찾는 시청자는 거의 없으며, 그 때문에 방송업자든 극장업자든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 정부 예산부족으로 미디어 예술에 대한 국가 예산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진다.
부시 행정부 2기는 CPB(*주11)를 없앨 것을 제안한다. 지지자들의 반발이 있자, 타협안으로 내놓은 것이 어린이 프로그램을 위한 지원은 유지하되 독립 미디어 진영과 소수자 집단을 위한 텔레비전 서비스 지원은 없애기로 한다.
백악관 대변인은 “텔레비전 채널과 프로그램이 그 어느 때보다 많습니다. 시장에서의 공급이 너무나 잘 이루어지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납세자들에게 보조금을 내라고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라고 반문한다. 주요한 대형 재단들 중 몇몇은 공공 지원정책을 철회하는 대신, 그들이 좀 더 차별화된 무언가를 만들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로 눈길을 돌린다.
<조건 2>
미국의 사회 정치적 문화 조건: 독립 미디어에 대한 지원 확대
미디어 활용 양상: 오늘날과 유사




#1 베이비붐 세대의 활동가 문화가 다시 불꽃을 피운다. 그들은 독립 미디어의 영역을 지켜내지만 전통적인 진보의 가치를 고수하기 때문에 더 혁신적인 가치는 억압한다. 새로운 기술과 신세대 관객들은 수동적으로 남겨진다. 독립 미디어의 목소리는 전통적인 방송 채널들인 원월드(Oneworld)나 링크TV(Link TV), 혹은 프리스피치 TV(Free Speech TV)를 통해 배급되는 사회적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해진다. 이로 인한 한 가지 결과는 성장하는 언더그라운드 청년문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가치와 돈에 의해 지배되는 “전통적인 인디문화” 사이의 단절이다.
#2 문화적 창작집단이 규합하여 주류 문화를 독립 미디어의 가치와 비전에 가장 부합하도록 변화시킴으로써, 이제 독립 미디어 자체가 주류 문화가 된다. 한때 “독립”영화라고 불렸던 작품들이 극장을 가득 메우게 되고, 그 결과 상업 제작사와 배급사들이 독립영화들을 상업 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분투하게 되며, 인디 세력들은 증가하는 시장에서 작품을 판매하여 성공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시장은 또한 이런 시장과 궁합이 맞는 새로운 배급업자들의 등장을 가져왔는데, 이들은 저비용으로 훌륭한 작품을 공급하는 방법을 알고 있고, 이로 인해 수많은 틈새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다.
#3 2000년대 초반 정파적 갈등의 유산으로,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은 미디어에 그들의 정치적인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하기를 원하게 된다. 좌우 진영 모두에서 미디어는 더욱 내용상으로나 시각적으로 정교하게 발전하고, 미국인들은 점점 더 인간미 넘치는 독립 영상물에 목말라한다.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대형 영화사들은 그들이 내놓는 작품이 인구의 절반을 소외시키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되지만, 독립 미디어 제작자와 단체에 대한 기부는 점점 더 증가한다. 이들이 제작한 결과물을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배급업자들이 새롭게 등장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광범위하게 보급된 광대역 네트워크가 배급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게 되고, 특히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들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감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조건 3>
미국의 사회 정치적 문화 조건: 독립 미디어에 대한 지원 축소
미디어 활용 양상: 오늘날과 매우 다름



#1 밀레니엄 세대가 베이비붐 세대를 밀어내고 본격적으로 부상하면서 즐기는 오락문화와 “네 멋대로 해라?!”식의 감성문화가 지배하는 세상. 새로운 것, 돈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기술적으로도 풍성하고 포화 상태에 이른 세상이다. “독립” 미디어가 일부 있기는 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대체로 판타지나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헌신하지 않는 미디어는 세련되어져 가고, 사람들은 짧은 클립을 핸드폰으로 공유한다. 하지만 상업 시스템을 벗어나서는 돈이 되지 않는다. 과거와 같은 형태의 독립 미디어는 이제 대부분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다.
#2 수많은 비디오와 수많은 목소리로 넘쳐나는 세상, 누구나 자유롭게 표현하고 누구나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는 세상, 그러나 관객의 규모는 그 어느 때보다 줄어들고 있는 세상. 여전히 독립영화를 만들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그저 취미로 하며, 돈주고 독립영화를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시 말해 점차 블로그를 하는 것처럼 변한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자유는 주어지지만, 그것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어지며, 있다 해도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다행스러운 것은 장비들이 너무 싸서 대부분의 서구인들이 손에 넣을 수 있으며, 남반구에서도 촬영과 편집, 디지털 변환, 웹사이트 및 블로그 포스팅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빠르게 증가한다. 몇몇 제작자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지만, 그들은 예상치 못한 지역 출신이다.
#3 광대역을 통해 젊은 세대들의 미디어 활용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집에서든, 그리고 그들이 광대역 모바일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더 젊은 관객(본 더치, 캠퍼, 버튼 등을 소비하는)과 친근한 새로운 채널 및 유행선도자들이 미디어의 풍경을 전반적으로 재구축한다. 그들은 전통적인 독립 미디어 진영의 관심사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일부 헌신적인 재단에서는 본질적인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독립영화들을 지원한다. 관객층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들이 독립 미디어의 진중한 스토리텔링의 전통과 거대한 이상에 천착하는 미디어의 개념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조건 4>
미국의 사회 정치적 문화 조건: 독립 미디어에 대한 지원 확대
미디어 활용 양상: 오늘날과 매우 다름



#1 에너지 넘치고 이상적인 세계. 간혹 혼란스럽기도 하다. 미디어와 그 형태가 더욱 다양해지며,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과 제작하는 방식도 더욱 다채로워진다. 독립영화들이 정치, 사회적 이슈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을 제작해내고, 대부분은 시장의 지원을 받는다. 사람들은 원하는 작품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제작자들에게 직접 대가를 지불한다. 미디어 생태계의 모든 단계마다 충분한 제작자들이 있으며, 미디어 소비자들과 독립 미디어가 거대하게 자리 잡아,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엄 세대를 공통의 관심사로 한데 묶을 수 있다.
#2 관객층이 점차 파편화되고, 구세대 독립영화와 새로운 관객층을 이어줄 수 없는 산업구조 때문에 지금까지 지원받고 배급되었던 독립 미디어는 쇠락한다. 하지만 단단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한 에스닉 커뮤니티 미디어는 새롭게 부상한다. 이 미디어는 공적 지원이 아닌 소규모 시장 자본을 바탕으로 한 풀뿌리 조직의 지원을 받고, 거대담론에 균열을 내는 이슈들을 내세우며 주류 미디어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들은 진정한 독립 미디어로 충성스런 관객들의 지원으로 훌륭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개별 커뮤니티가 하나의 소우주를 유지하며 분절되어 있기 때문에 각 집단 간에, 혹은 더 큰 세계와의 교류가 거의 없어서 이러한 틈새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대개는 모른 채 남아 있다.
#3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 제작자들과 달리 밀레니엄 세대는 새로운 방식으로 수많은 미디어 기기와 플랫폼을 사용한다. 수사학이나 주류와 관계 맺는 방식도 매우 다르다. 그들은 상업적 세계를 포용하기도 하고 더욱 경멸하기도 한다. 그들이 종내는 은행으로 통하는 모든 길을 기꺼워하는 반면, 기성 비평가들과 문화적 리더들은 그중 어떤 것이 민주적 담론에 기여할지를 두고 야단법석을 떨고, 그것이 도대체 인디문화의 전통에 속하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인다. 젊은 성인들은 링 숏(ring-shots)(*주12)과 비디오 메시지 클립을 교환하는 동안, 새로운 부류의 배급업자들은 작품을 일괄적으로 제공한다.(일부는 온라인으로, 또한 소극장이나 전통적이지 않은 공간을 활용하는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를 통해서) □


1. 본 자료는 2004년 NAMAC에 의해 출간된 <독립 미디어의 미래에 관한 보고서 : 딥 포커스, Deep Focus : A Report on the Future of Independent media> 중 27 ~ 40쪽의 내용을 발췌 번역한 것이다. 보고서의 전체 목차는 서문, 도입, 설정 쇼트, 새로운 생태, 독립 미디어의 미래에 관한 시나리오의 개발, 행동하기, 각주 및 자료출처, 첨부자료 등으로 구분된다. 아울러 이 자료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BAVC (Bay area video coalition, 전문 독립제작자 대상의 미디어센터), Film Arts Foundation (영화 예술 재단, 서부지역에 기반한 AIVF라고도 할 수 있는 독립영화협회이자 미디어센터), ITVS, KQED (지역공영방송), NAMAC, NAATA (National Asian American Telecommunications Association, 전국 아시아계 미국인 텔레커뮤니케이션 협회, 아시아계 미국인의 영상미디어 관련 활동을 지원하는 협회) 등이 클라이언트가 되어 컨설팅 회사 GBN (Global Business network) 에 작성을 의뢰한 보고서로, GBN의 앤드류 블로가 대표 집필을 했다.

2. 로테르담 경영학교(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 교수로, MBA 과정에서 주로 인터넷 기반 전략과 시나리오 기법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3. 미국 문화연구가, 미래학자이자 과학 전문 편집자.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가능해지는 사회, 문화적 현상들, 그리고 테크놀로지의 사회적 함의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가상 현실 Virtual reality》, 《가상 공동체 The Virtual Community》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는 《참여 군중 Smart Mobs》(2003, 황금가지)이 있다.
4. collaborative filtering: 이용자의 기호성향을 과거의 행동으로부터 기록하여, 그 이용자와 비슷한 행동을 취하는 이용자의 기호성향 정보를 베이스로, 이용자의 기호 성향을 추측하는 시스템 (IT 용어 사전에서 발췌)
5. 미국 영화 제작자이자 각본가. 드림웍스 영화부의 공동 대표이며, <맨 인 블랙>, <아일랜드>,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등의 상업영화를 주로 제작하였다.
6. 미국 인구학자이자 경제학자, Neil Howe와 함께 주로 세대론(Generation)에 관한 글을 많이 썼다.
7. 영상이나 음성을 디지털 데이터로 전송, 저장하기 위한 규격의 하나. MPEG-1, MPEG-2와 같이 시스템, 비주얼, 음향, 파일 포맷 규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MPEG-4라고 할 때에는 동영상 인코딩 방식을 기술하는 비주얼 부분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출처: 위키백과) 이동전화에서 광대역까지 폭넓은 대역폭을 통해 전문적인 품질의 오디오와 비디오 스트림을 전달하는 글로벌 멀티미디어이다.
8. ethnic media: 특정 민족이 특정 언어로 정보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매체.
9. 원문의 indies는 독립 미디어 진영 전체를 가리키는 용어로, 여기서는 ‘인디 세력’으로 번역하기로 한다.
10. 라이언스 게이트, 아티잔, 미라맥스 등 독립영화 배급사들을 지칭한다.
11. Corporation for Public Broadcasting, 미국 공영방송을 지원하는 재단으로 법적 기구다.
12. 벨소리의 시각적 등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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