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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66호 Re:ACT!] 공동체, 소통, 살맛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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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1. 2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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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Re:ACT!' 는 ACT!의 지난 호 기사에 대한 감상과 의견을 적은 독자들의 글로 이루어진 꼭지입니다. 

 

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66호 / 2009년 10월 29일

 

 

공동체, 소통, 살맛나는 이야기
 
김경연(월드비전 옹호사업팀장)

 

 

 

사실 미디액트의 활동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ACT!' 라는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 지난 호를 접하였다. 지금은 국제구호개발 일을 하고 있지만 학교 다닐 때는 비디오 저널리스트를 고민해 보았던 나로서는 미디액트의 활동이 ‘아 누군가 이런 일을 감당하는 분들이 있구나!' 하는 고마움으로 다가온다. 그 당시의 고민은 ‘왜 힘이 없는 약자들은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없는 것일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Voices for the voiceless' 라는 표현을 발견하고 막 혼자 흥분했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 결국 지금은 가난한 이웃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Advocacy(옹호)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더군다나 지난 65호의 주제는 지난 몇 년간의 나의 고민과 맞닿아 있어 더욱 반가운 마음이다. 지역, 공동체, 소통, 작은 운동... 이러한 단어들의 근간의 나의 고민의 화두들이었으니 말이다. 노동자들이 만드는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 지역의 공동체 라디오와 같이 지역이 공동체가 되어 소통하고 작은 운동을 만들어나가는 노력들은 규모와 시장, 효율로 범벅이 된 세상 풍조를 거스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다시금 확신하며 안도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 아동 참여권을 주제로 하는 포럼을 준비 중에 있다. 아동과 여성, 장애인, 노인, 이주자... 우리는 약자들을 대할 때 자칫 보호의 대상이나 위기집단으로 간주하기 쉽다. 약자에 대한 연민의 마음은 당연한 인간애이지만 거기에 그친다면 그건 이기적 동정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 1조의 내용이 철이 지난 헛헛한 구호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만큼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곱씹고 버텨내야할 원칙도 별로 없을 듯하다. 모든 사람은 존엄할 뿐만 아니라 저마다의 재능과 역량을 지닌 존재라는 진실 역시 우리가 곱씹어야할 중요한 원칙이다.

 

 

관건은 기회의 문제이다. 교육의 기회, 참여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구나 나름의 재능과 역량으로 공동체에 기여하는 보람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공동체의 정보와 의사결정, 활동의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참여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음을 체험하는 과정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보람과 행복일 것이다. 또한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함께하는 힘을 느끼고, 함께 꿈꿀 때 현실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만큼 살맛나는 일도 드물 것이다.

 

 

뜨문뜨문 모여 살던 마을에서도 건넛집 숟가락 숫자도 셀 만큼 끈끈했던 공동체의 전통을 우리는 기억한다. 규모가 커지고 공간적 거리는 더 좁아져도 마음의 거리는 더 멀어지는 지금 세상에서 다양한 형태의 유연한 공동체를 가꾸고, 민초가 주인 되는 정치를 만들어가는 노력은, 답이 없어 보이는 이 세상에 대한 거의 유일한 대안인 것 같다. 지역을 중심으로(locally), 지역을 넘어 전 지구적으로(globally) 소통하고, 공동체를 가꾸어 나가는 데에 미디어는 너무도 소중한 공간이자 통로이다. 소수자들에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쥐어주는 일, 소통하고 우리의 정치를 만드는 통로와 공간을 만드는 일, 그래서 미디액트의 존재가 나에게는 안도와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소중한 메시지와 에너지가 전달되는 방법은 살아있는 이야기, 즐거운 이야기, 아등바등 부대끼는 이야기를 전하는 일일 것이다. 이번에 처음 접했지만 ‘ACT!'는 바로 이러한 이야기를 전하는 통로가 되어주는 것 같아 또한 고맙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자신이 선 자리에서 이웃과 소통하고,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다. 포기할 뻔했던 신명나는 세상살이를 다시금 설레여 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즐겨볼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매체가 생겨서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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