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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74호 이슈와 현장] 인디다큐페스티발2011을 정리하며 마음 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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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74호 / 2011년 5월 30일


 
 
 
 
인디다큐페스티발2011을 정리하며 마음 다지기
 
최민아(인디다큐페스티발 사무국장)

 

 

다큐멘터리 전성시대 개막

 


이 낯설고도 반가운 문장이, 싱숭생숭한 봄날의 마음을 더욱 들뜨게 하였다. 다양한 다큐멘터리 소식을 담은 이번 주 씨네21(804호)에 실린 에디토리얼의 타이틀이다.


연이어 개봉하는 [오월愛]와 [종로의 기적]으로 한창 뜨겁고, 유수의 영화제에서 독립다큐멘터리가 주요하게 상영되고 있는 요즘. 안팎으로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고, 그 관심이 반갑고 또 반갑다.


이러한 2011년은 독립다큐멘터리의 양적, 질적 성장을 함께 안고 지금-여기를 살아가고 있다. 국내 유일의 독립다큐멘터리 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은 이러한 흐름을 조망하는 시발점이자 집합체가 되고자 지난 10년간 한 자리를 지켜왔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1-다큐, 재개발

 


 

 

‘봄을 여는 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2011은 지난 3월 24일부터 30일까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개최되었다. 사회적 발언과 미학적 성취를, 그리고 ‘실험, 진보, 대화’를 외치며 올해도 씩씩하게 나섰다. 지난해 10주년을 보내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첫걸음이었다.


‘다큐, 재개발’이라는 올해의 슬로건은, 현실의 재개발을 살피고 다큐멘터리의 재개발을 시작하고자 하는 우리의 또다른 시작의 결의이기도 하다.


올해는 영화제의 본격 출발선인 국내신작전 작품 공모에서부터 변화의 바람이 크게 일었다. 지난해 58편이었던 출품편수의 곱절에 가까운 100편의 작품이 출품하였다. 2009년 77편, 2010년 58편, 2011년 100편으로 기복이 있는 가운데, 올해의 변화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이것은 비단 양적인 성장만은 아니다. 다양한 문제에 귀 기울이는 카메라가 다양한 시선으로 현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올해 출품작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큐멘터리 제작의 대중화이다. 일상적인 무언가가 누군가에겐 ‘말하고 싶은 것’이 되고 ‘도구’와 ‘나’와의 거리는 점차 좁아져 가며, 누구나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잘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의료계에서 일하며 한국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짚는 [하얀 정글]과 [행복의 조건], 강남의 은마아파트에 살고 있는 가족의 삶을 통해 재건축, 정치적 이념 등을 녹여낸 [모래], 지역개발로 인해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게 되는 상황을 담은 [조치원] 등 다수의 작품들은 개인의 경험과 고민으로 시작해 사회 전반을 돌아보게 한다. 세상에 대해, 혹은 세상을 향해 나의 목소리를 내는 언어로써 다큐멘터리가 점차 폭넓게 기능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기성작가와 신진작가의 작품이 고루 발표되었다. 결이 다른 서로의 열정에 충분한 자극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교집합을 만드는 것 또한 인디다큐페스티발의 중요한 ‘할 일’이리라.

 

 

 

새얼굴을 찾습니다.

 

 

그 어울림 사이에서 인디다큐페스티발이 조금 더 무게를 싣는 것은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것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 상영작 중에는 감독이 처음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처음으로 상영되는 다큐멘터리들이 여럿이다. 새로운 눈으로 새얼굴을 찾아내 세상과 연결시키고 지속적인 응원을 보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루어진 결과들이다.

 

그리고 인디다큐페스티발과 미디액트가 함께 하는 [인디다큐&미디액트 새얼굴찾기 ‘봄’](이하 봄프로젝트)이라는 제작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이는 신진 다큐멘터리 감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업으로, 멘토 시스템과 소정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현재 세 번째 제작지원작까지 발표되었으며, 인디다큐페스티발2011에서 선정된 세 편의 작품들이 네 번째 봄프로젝트로 제작이 진행중이다.

 

연간으로 이어지는 제작지원의 과정,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여러 영화제와 다양한 상영회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며 계속해서 좋은 반응을 얻는 등 안팎의 좋은 평가와 뿌듯한 성과들과 함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신진작가들과 함께 인디다큐페스티발 또한 성장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이 크게 관심을 기울이는 신진작가 발굴과 지원에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프로그램 인만큼, 더욱 견고하게 갈고 닦아 나가려 한다.

 


지속가능한 관계맺기를 향하여

 

어떠한 역할들을 잘 해내고자 한다면, 우리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현재 어떤 모습으로 서있고, 우리에게 산적한 문제들은 무엇인가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나가야 한다.

 

자립할 수 있는 안정적 토대, 우리 안에서만 소구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넓히고 외연화하는 것 등 그동안 계속되어 온 고민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올해 영화제를 마치고 정리와 평가를 하며 가장 정신이 번쩍 들었던 건, 우리가 관성화 되어 있지는 않은가 하는 물음이었다. 10년을 지나오며 그간 해왔던 매뉴얼대로, 어느 시기가 되면 어떤 일들을 하나씩 클리어 해가는 그런 과정을 반복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하나하나의 의미를 짚어보며 더할 것과 덜할 것을 찾아내야 한다. 올해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첫걸음이었다면, 내년은 비로소 출발선상에서 경쾌하게 나아가는 한발짝이 될 것이다.

 

 

1년 남짓한 인디다큐페스티발의 활동가로서, 아직 그 고민의 깊이가 깊게 여물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인디다큐페스티발이 독립다큐멘터리와 관객이라는 꼭짓점을 하나로 잇는 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나날이 깊게 여물고 있다. 열린 마음으로 함께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필자소개] 최민아
현재 인디다큐페스티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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