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111호 작지만 큰 영화관 2018.10.05.]


    서점과 다큐멘터리가 만나는 대륙, 씨네륙


    노랑 (대륙서점 책방지기) 



    씨네륙의 시작


      2015년 여름, 조금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우리 부부는 결혼을 하면서 상도동이라는 동네에 처음으로 살게 되었는데, 성대시장 골목 끝에 오래된 가게들이 즐비한 동네길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결혼 1년차가 되던 해, 동네 한편에 자리한 29년 된 대륙서점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문화 공간 형태의 서점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저 책만 판매하는 서점이 아닌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와 음악을 이웃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동네책방으로 만들어 보고자 했다.


    ▲ 서울 동작구 상도동 대륙서점



      우리가 서점을 인수할 당시, 마을미디어 제작 수업으로 대륙서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촬영하고 있었는데, 그때 그 수업을 진행했던 단체가 상도동에 자리한 다큐공동체 ‘푸른영상’이었다.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평소 쉽게 접하지 못했던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푸른영상의 김보람, 강세진 감독과의 만남을 통해 지금의 다큐멘터리 상영회 ‘씨네륙’을 기획하게 되었다.


    ▲ 대륙서점에서 진행되는 다큐멘터리 상영회 ‘씨네륙’



      대륙서점의 새로운 오픈과 동시에 씨네륙 상영회도 시작되었다. 함께 기획하고 진행을 맡아 준 김보람 감독의 <독립의 조건>이 씨네륙의 첫 상영작이 되었다. 이후 매달 한 번씩 새로운 주제를 정해서 작품을 선정하게 되었고, 그 때마다 김보람 감독과의 지속적인 만남과 이야기를 통해서 매 회 다양한 이슈들이 담긴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다큐멘터리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서점을 찾는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가치를 공유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부터 사회에서 외면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역, 환경, 가족, 여성, 노동 등 각각의 이슈들을 영화라는 친근한 매체를 통해서 이웃을 만나고 다큐 제작자들에게는 새로운 관객층을 만나게 하는 장을 만들어 보려했다. 대륙서점을 운영해 온 지난 3년간 씨네륙을 통해 매월 둘째 주 토요일 밤에 만났던 다큐멘터리 작품은 이 글을 쓰는 현재 약 50편에 이른다. 동시에 씨네륙은 책방에서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35명의 다큐 감독들, ‘대륙’에 발을 내리다

     

    ▲ 씨네륙 상영회로 방문한 다큐멘터리 감독과 함께한 관객과의 대화 모습



      ‘씨네륙’이 갖고 있는 매력 중 하나는 바로 매 상영회 마다 상영작품을 연출한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다. 자칭 씨네필이라 자부하는 책방지기 ‘노랑’이 모더레이터의 역할을 담당하여 일반적인 관객의 시선에서 다큐에 관한 질문들을 던지고, 상영회에 참석한 관객들의 영화 감상 후기와 삶의 이야기로 GV를 이끌어 간다.


      대부분의 관객은 책방을 이용하는 손님들이지만 상영회 초반에는 문화공간으로써의 대륙서점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초대된 감독의 지인들로 자리가 채워지기도 했다. 초청료를 줄 수 없는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초대에 응해준 감독들에게 소소한 뒷풀이 자리를 마련하고 생맥주로 보답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항상 미안함이 마음에 크게 남았었다. 그런 고민 끝에 2017년에는 영진위의 영화동아리 지원 사업으로 감독 초청료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현재에도 씨네륙에 함께 해준 감독들에게 초청료를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여러 방면에서 모색하며 고민하고 있다.


    ▲ 씨네륙 상영회 포스터



    씨네륙, 새로운 계기를 만드는 상영회


      씨네륙을 시작하면서 잊지 못할 순간들이 많다. 매 해 돌아오는 4월만큼은 감독 초청이 아닌, 4.16 미디어위원회에서 제작하는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동네에 작은 책방이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그리고 꺼내 봐야 할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비록 많은 관객들이 참여하지는 않지만 이런 시도들은 계속해서 이어가려 한다. 그리고 최근 씨네륙에서는 여성을 주제로 한 여성 감독의 다큐 4편을 기획하여 상영을 이어나갔다. 이 기획전을 계기로 동네 이웃 뿐 아니라 여성주의 이슈에 관심 갖고 있는 관객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이렇게 씨네륙 상영회를 거듭할수록 영화와 함께 한 관객 뿐 아니라 책방을 운영하는 우리 부부에게도 삶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어주고 있다. 앞으로도 씨네륙을 통해 더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면서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이웃과 동료, 친구를 만나는 것이 우리부부의 작은 소망이자 바람이 될 것 같다. □




    글쓴이 - 노랑(대륙서점 책방지기)













    식물을 사랑하는 ‘초록’과 함께 상도동에서 4년째 살고 있습니다. 편집디자이너로 10년 넘게 일하다 책방지기가 되면서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을 작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영화 덕후로 남는 것이 꿈입니다. 




    대륙서점 소개



    - 상영관 주소 : 서울특별시 동작구 성대로 40 1층 대륙서점

    - 이메일 : daeruk_book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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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ACT! act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