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교육 스토리텔링 – 나의 미교 이야기] 13화


      최근 교육 영역의 확장과 매체의 다양화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는 미디어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소개하고자 [미디어교육 스토리텔링 - 나의 미교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글을 통해 전국 각지에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교육자들이 교육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함으로써 미디어교육의 오늘을 파악하고 발전적 내일을 위한 담론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합니다. 

      이번은 그 열세 번째 순서로 분당정자청소년수련관 청소년활동팀 김기봉 선생님의 청소년미디어교육 운영담을 소개합니다. 교육사업의 기획자로서, 프로그램의 운영자로서, 미디어교사의 파트너로서 센터 기획자의 역할과 고민을 들여다보고 미디어교육 발전을 위해 함께 풀어야할 과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 이수미(ACT! 편집위원)




    [ACT! 110호 나의 미교 이야기 2018. 07.31]


    청소년미디어교육의 현장에서

    -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꿈의학교 진행 사례를 중심으로 


    김기봉(미디어교육자)



      경기도교육청 공모사업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꿈의학교’(이하 뉴스로 단편소설쓰기)를 진행하면서 마주한 네 가지의 고민과 청소년미디어교육의 단면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첫째,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설계의 출발. 둘째, 교육의 인상적인 단면. 그리고 셋째, 현장에서의 고민과 극복해야할 과제. 넷째,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설계 등 4가지 내용을 초점으로 청소년미디어교육 진행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 2017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꿈의학교 개교식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설계의 출발 

    - 디지털 트렌드에서 벗어나 아날로그 교육으로


      부담감, 압박감, 썼다 지웠다, 반복되는 고민들... 연초가 되면 공모사업 신청과 계획서 작성에 대한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키워드들입니다.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교육은 경기도교육청 꿈의학교 공모의 선정사업으로 새로운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갈망의 산물이었습니다. 여기에 그 출발과 설계의 고민들을 펼쳐봅니다. 여러분도 공모사업 지원 경험이 많으실 듯합니다. 사실, 최근 트렌드에 민감한 교육들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이니 코딩이니 드론이니 최첨단 프로그램을 탑재하여 설계하거나,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교육들을 응용하고 짜깁기해서 공모사업을 설계하는 듯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 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 설계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회고됩니다. 


      2017년에 진행한 매체전환교육 ‘뉴스로 단편소설쓰기’의 출발은 이러합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언론의 허위보도, 땅콩회항사건, 그리고 가짜뉴스의 범람 등 사회현상에서 뉴스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미래사회를 대비한 코딩교육, 드론교육 등 단편적인 내용을 수용하고 내용적 깊이가 부족한, 트렌드에 민감한 내용을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으로 설계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그래서 트렌드를 쫓아가는 것이 아닌 오히려 정반대의 접근, 아날로그로 가보자! 뉴스를 소재로 단편소설을 작성해 보면 좋지 아니한가! 이것이 뉴스가 소설이 되는 매체전환교육, 탄생의 순간이었습니다.



    ▲ ‘뉴스로 단편소설쓰기’는 10회 교육과 2박 3일 글쓰기 캠프로 진행됐다.



    ▲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수업 모습



    교육의 인상적인 단면 

    - 타다닥탁! 타다닥탁! 소리가,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들이 노트북을 펼쳐놓고 앉을 수 있는 공간마다 앉아서 각자 소설을 계속 썼어요. 정말이지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나더라고요. 무슨 프레스센터에 온 듯한 효과음이었죠. 아이들의 집중과 몰입이 저희 강사진들의 기대보다 훨씬 높아서 놀라웠답니다.”(2017 성남 꿈의학교 보고서 「거침없이 꿈꾸고 당차게 도전하라!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22쪽)


      위의 내용은 3개 모둠의 30여명의 청소년 친구들이 함께한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2박3일 캠프의 풍경입니다. 2017년 5월에 시작해서 11월에 소설집 단행본을 묶고 졸업식을 하기까지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교육프로그램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뉴스의 이해 및 뉴스 리터러시 중심의 소설 집필 기본교육 10회를 통해 단편소설을 작성하고, 단편소설쓰기 2박3일 캠프를 통해 원고를 완성, 이후 탈고 과정을 거쳐 단편소설 모음집을 인쇄하고 수료식과 함께 버물어진 성장 발표회로 교육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교육의 경우 사례가 별로 없는 매체전환의 새로운 프로그램이어서 시행착오와 인상적인 단면들이 많습니다. 교육을 진행하며 교사들의 역량, 참여자들의 상황, 교육 참여자에 대한 동기부여가 중요함을 재확인한 교육이기도 했습니다. 


    ▲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캠프’ 수업 모습


    ▲ 경기도 대부도의 한 펜션에서 2박 3일 진행된 글쓰기 캠프에는 

    성남관내 중·고등학생 30여명이 참여했다.



      여기서 교육을 이끈 미디어교사들의 역량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례가 없는 교육 이어서 차시별로 세부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부당감과 참가자들의 반응도를 수시로 체크하여 매 차시에 반영하는 교사들의 역량이 발휘된 교육으로 기억합니다. 차시별 교육 참여자의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참가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신청 받아 수업 중간 중간에 들려주어서 참여자의 교육 집중도가 떨어질 때 흥미를 북돋아 주는 장치로 활용하기도 하고, 중간고사 기간 무렵 아이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교사진이 준비한 깜찍한 간식 선물 포장과 나눔 등 교사들의 깨알 같은 역량이 교육재료와 PPT 속에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2박 3일 캠프에서 단편소설 집필 때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들릴 정도로 학생들이 보여준 놀라운 집중력은 교사와 참여자들 간에 정동이 오고간 결과라 생각합니다. 불편했을 숙소 배치에서도 서로 양보하며 자신들의 숙소 결정권을 토의하는 과정, 방마다 있었던 노래방 기기, 새벽까지 함께한 작은 영화 상영, 그리고 모둠별로 각자의 작품을 발표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모습들이 겹치고 겹쳐 35편의 단편소설이 원활하게 엮어졌습니다. 전체 단편소설 모음집의 표지 그림 일러스트를 참여 청소년이 그리고, 참여자 학부모님께서 캘리그래피로 책 표지 글씨를 써주시고, 참여자 각자 작품의 표지를 직접 그리고, 모둠별로 2편씩 서평을 담아내고, 각자 작품의 소개 글을 넣고... 인상적인 장면들이 펼쳐진 과정이었습니다. 


    ▲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교육 이미지




    현장에서의 고민과 과제

    - 청소년미디어교육,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제 프로그램 홍보와 모집과정의 어려움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프로그램의 참가자 모집 홍보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성남 3개 구청과 관내 중·고등학교로 전자공문 발송, 성남교육지원청 내부에 위치한 중·고등학교별 홍보 사서함에 포스터 및 프로그램 안내문 비치, 중·고등학교 방송반 SNS 홍보, 학교연계 활동에서 다져진 현직 교사집단과 커뮤니티 홍보...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신청자가 저조한 순간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택한 방법, 분당선 야탑역에서 정자역 사이의 버스 정류장마다 불법? 포스터 부착까지 가능한 모든 홍보 방법을 총동원하여 애써보았으나 프로그램 선택권이 대부분 학부모에게 있는 현실에서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을 무렵, 성남교육지원청을 통해서 학교로 홍보를 시작하며 문의전화와  모집률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습니다. 교육지원청을 통해 학교로 홍보를 하면 해당 학교에서 학부모님의 손전화기로 프로그램 내용을 문자로 발송했던 것인데 그 효과가 놀라웠습니다. 프로그램 선택권이 상당수 학부모들께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만약 모집과정에서 해당 지역교육청의 홍보 협조와 생활기록부 등재 조건이 없었다면 모집이 원활하였을까? 매우 회의적인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 성남형 교육지원 사업, 도교육청 지원 사업, 청소년 유관기관들의 프로그램까지 우후죽순 쏟아지는 프로그램의 과잉현상은 참가자 모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요즘도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의 참가자 모집은 쉽지 않습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프로그램들은 모집이 수월하고 그런 이유로 트랜드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쓴 35편의 단편소설을 단행본으로 엮었다. 



      우리가 설계한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인 듯합니다. 공모사업으로, 정책사업의 이름으로 우리가 만나는 청소년들이 오히려 교육프로그램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미디어교육을 자발적으로 받으려고 하는 참가자는 적은 반면, 참가자들의 관심 밖에 있는 교육과 미디어교사는 날로 증가하기도 합니다. 혹시  미디어교사의 사명감과 소임 의식이 지나치게 높은 교육 목표를 설정하고 설계하는 것은 아닌지, 참여할 친구들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없이 미디어교육을 설계하고 실행하고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함께 되짚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교육평가에 소홀해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교육목표평가, 교육진행평가, 교육운영평가, 우리는 교육평가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기계적인 교육일지 작성과 참가자 설문지 분석이 업무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도 과제 중에 하나인 듯합니다. 


      여기서 간과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은 미디어교사가 현장에서 감당해야할 몫이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미디어교사의 역할이 상황에 따라 기획자, 교육개발자, 교육실행자, 연구자 등 다양한 영역을 수행해야하는 사례가 존재합니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미디어교사의 처우개선입니다. 미디어교육 프로그램 개발비, 교육진행 원고료 등을 가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미디어교사에 대한 재정지원 또한 뒷받침되어야할 과제라고 봅니다. 미디어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2017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꿈의학교 졸업식



    다시,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설계


      새롭고 신선한 미디어교육 프로그램 설계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은 그 필요성을 알면서도 생각한 것만큼 실천이 쉽지가 않습니다. 기존 프로그램의 짜깁기, 트렌드 중심의 프로그램 설계, 진행하기 용이한 프로그램의 기획, 자신이 받고 싶은 프로그램 설계, 운영하기 쉬운 방법 선택. 저 자신의 모습이자 일부는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최근 몇 달여간 실천해 오고 있는 미디어교육 설계에 대한 작은 실천을 소개 하고자 합니다. 세부 프로그램 설계의 사전단계로 첫 번째, 간단한 스티커 투표로 프로그램 요구 조사하기. 좀 더 구체적인 설문지 개발을 통해 프로그램 요구 조사하기. 유사 프로그램 조사, 관련 논문 조사, 벤치마킹 등을 통해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한 기초자료 확보하기. 그리고 되도록 냉철한 판단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뉴스로 단편소설쓰기’는 위에서 제시한 탄탄한 조사를 기반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관성적인 프로그램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뉴스로 단편소설쓰기 프로그램의 개발은 서두에 언급한 바대로 지상파 언론의 뉴스보도 방식, 가짜뉴스 등 뉴스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과 뉴스리터러시 관련 내용들을 참고하였으며, 미디어교육 경험이 풍부한 미디어교육 교사진의 노고로 이루어졌습니다. ‘뉴스로 단편소설쓰기’의 미디어교육 교사진은 3년여 전부터 외부 지원 공모사업을 함께 세팅한 귀한 멤버들입니다. 여러 고민을 함께 나누면서 새로운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힘이 되는 커뮤니티입니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시점에서는 늘 원론으로 돌아가는 듯합니다. 새로운 출발, 또 다른 시작을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배려를 바탕으로 목적, 목표, 필요성 등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생각과 판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미디어로 미디어교육으로 거창하게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목표를 설정하든, 작은 실천으로서 미디어교육을 진행하든,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는 것을 마음에 담아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자유롭게 좀 더 평등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향해 힘들이 모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





    글쓴이. 김기봉 (분당정자청소년수련관 청소년활동팀 미디어특화사업 담당)

     


    2004년부터 미디어교육과 연을 맺고 다양한 미디어교육 활동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성남시방송반연합회, 성남FM 청소년 라디오 생방송, DMZ국제다큐영화제 연계 청소년 다큐워크숍, 학교 연계 미디어읽기 교육, 경기도교육청 공모사업 꿈의학교 등을 기획, 운영하고 있으며, 성남시민영화기획단, 성남다큐멘터리연구모임에서 함께 고민하고 실천적인 활동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Posted by ACT! acteditor